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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류 · 차부품 외국인 투자 덕 '톡톡'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기계류와 자동차 부품은 호조여서 새로운 '효자품목' 으로 꼽히고 있다. 4월에도 일반기계는 수출증가율이 28.9%를 기록했으며, 자동차부품 수출은 1분기중에 13.3%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가 집중된 이들 업종에서 해외 모기업이나 관련기업에 나가는 직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투자의 효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외국인 회사가 수출 주도〓자동차부품 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기아.대우 계열사와 한라그룹 계열사 등 대규모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외국업체에 넘어가면서 지난해말 현재 1천1백개 생산업체중 1백90여개가 외국인 투자를 받았고, 1백2개업체는 경영권이 외국업체에 넘어간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이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수출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부품 업체중 숫자상으로는 9%정도인 이들 외국인 기업이 전체 부품 수출액(21억달러)의 4분의1인 5억2천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올해 수출목표도 12.7% 늘어난 5억9천만달러로 올 수출목표(23억6천만달러)의 4분의1정도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1천여건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기계업체들도 대부분의 생산물량을 해외로 돌려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지게차 부문을 인수한 클라크머티리얼핸들링아시아는 올해 생산량의 75%를 수출할 계획이다.

◇ 효과와 한계〓외국인 투자업체들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세계적인 판매망 덕택에 수출이 순조롭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캐리어사가 지분 1백%를 인수한 에어컨 회사 캐리어의 윤영준 부장은 "생산량을 해외의 캐리어 판매법인에 모두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판로는 걱정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본사가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을 총괄하고 한국 기업은 생산기지로만 활용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산업연구원의 조철 연구위원은 "외국인투자도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는 전략적 제휴형태가 바람직하며, 경영권을 통째로 넘겨주는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 고 말했다.

양선희.최준호 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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