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레이트] 투수력 보강이 절실한 LG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LG 트윈스를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홍현우와 로마이어의 영입으로 막강타선을 구축하게 되어서 기존의 해리거를 비롯 장문석과 안병원 등 투수력이 어느 정도만 제 역할을 해준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전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현재 LG는 4월 29일 현재 6승 15패로 승률이 3할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성적을 올려 그들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 되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마찬가지로 LG는 투타에서 모두 하위권으로 처져있다. 홍현우와 양준혁등이 부진하여 초호화타선이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7점대(7.00) 방어율의 약한 투수력이 치명적이다.

타격이 살아난다 손치더라도 7점대의 방어율로 이기겠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더욱이 '야구는 투수의 놀음' 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난 해 44승 86패 (3무)로 최하위였던 SK 와이번스의 방어율 6.0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놔두고라도 이 추세로 가다간 지난 1982년 삼미 슈퍼스타가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 팀 최악의 방어율 6.23까지 경신할 지 모른다.

현재 트윈스는 선발진 조차 제대로 구성이 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까지 패전처리용이었던 신윤호가 선발로 나올 정도다.

게다가 철썩 같이 믿었던 에이스 데니 해리거가 컨디션 난조로 1승 3패 방어율 5.34 로 아직까지 흔들리고 있고 안병원도 2패 방어율 6.52의 참담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장문석도 1패 방어율 5.28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채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 가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용병 발데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첫 등판에서 호투를 해줘 기대를 갖게 하더니 지금은 2승 1패 방어율 7.20 으로 퇴출이라는 말이 오르락내리락 할 정도로 불신감을 심어 주고 있다.

중간계투진도 타 팀에 비해 허약하기 그지 없다. 차명석, 최창호 등의 노장들은 말할 것도 없고 꿈나무 이동현도 기대 이하로 판명이 났다.

마무리 역시 김민기는 3패 8.40의 방어율이 보여주다 시피 불안하기 그지 없으며 게다가 마무리가 고정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다.

위기 상황에서 큰 힘이 되어 줄 최향남, 최원호의 등판 시기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최근 SK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류현승도 아직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제적 난국인데 코칭 스텝진을 더 우울하게 하는 것은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긍정적인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난국을 헤쳐나갈 특단의 조치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투수 운용의 달인 김성근 2군 감독이 수석 코치로 왔지만 트윈스가 4연승을 달렸던 건 타자들 덕택일 뿐이었다. 그러니 빨리 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아 주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게 LG로서는 고민이다.

그렇다고 해서 앉아서 기다릴 수 만은 없다. 트레이드 카드를 지금이라도 빨리 빼들어야 한다. 다른 팀에서 넘쳐나는 투수진으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거나 코칭 스텝진과의 불화로 2군에 머물러 있는 우수한 투수들을 반드시 영입해야 한다.

간판 선수라 할 지라도 팀 재건을 위해서는 내놓을 용단이 필요하다. 그저 그런 선수로 좋은 투수를 얻으려는 것은 도둑 심보며 다른 구단에서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트레이드 카드로 좋은 타자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 최고의 인기 구단 중 하나인 LG는 성적이 좋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들의 성적이 지금처럼 나쁘다면 관중 동원에서 참담함을 맛볼 것이며 부활조짐이 보이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 인기 또한 옅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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