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희 얼굴 모른다던 손수조, 이 사진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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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총선 기간 손수조 후보(오른쪽)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왼쪽 넷째)을 비롯한 지도부가 참가해 지난 4월 6일 부산 사상구에서 열린 유세 현장. 맨 왼쪽이 현영희 의원. [뉴스1]

검찰이 새누리당 돈 공천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에 돌입했다. 수사 착수 일주일 만인 9일 조기문(48)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 대해 공천 관련 청탁 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다. 특히 검찰은 “(우리가) 주고받은 돈은 500만원뿐”이라는 조씨와 현영희(61·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판단, 제보자 정동근(37·현 의원의 전 수행비서)씨가 주장한 대로 3억원이 오갔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조씨에게 3억원을 건넨 현 의원과 3억원의 종착점으로 지목된 현기환(53) 전 새누리당 의원도 조만간 사법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58) 전 새누리당 대표가 현 의원에게서 2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도 진척을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로부터 “3월 28일 홍 전 대표의 서울 사무실 근처에서 (내가 운전하는) 승용차 뒷자석에 탄 현 의원과 조씨가 홍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2000만원을 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정씨가 조씨에게 3억원을 건넸다는 3월 15일로부터 2주,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가 발표된 3월 20일부터 8일이 지난 때다. 정씨는 당일 현 의원의 일정표 등도 증거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고 두 사람을 상대로 그 근처에 있었던 이유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3월 28일 오후 4시쯤 조씨 혼자 내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온 것은 맞으나 그땐 내가 선거운동을 하러 밖으로 돌아다닐 때라 조씨가 그냥 돌아갔다”며 “검찰이 이미 조사를 했으나 사실무근으로 확인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손수조까지 연루 파장=현 의원이 손수조(27) 새누리당 미래세대위원장에게도 불법선거자금을 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부산 사상에 출마한 손 위원장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된 135만원가량의 실비를 현 의원 측에서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손 위원장과 관련한 의혹을 고발한 것은 사실”이라며 수사 대상임을 시인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손 위원장 건은 선관위가 불법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부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 5명에 대해 정씨와의 문답서만 검찰에 제출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고발한 것 자체가 상당 부분 불법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손 위원장은 이날 오전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의원과 얼굴도 모르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에선 지난 4월 6일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손 위원장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칠 때 단상에 같이 선 현 의원이 박수를 치는 사진이 돌았다. 이에 대해 본지와의 오후 통화에서는 “비례대표셨으니 당연히 선거 때는 (같이) 있었다. 그 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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