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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고교야구] 서동민, 슬라이더로 8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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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구고 2학년 투수 서동민(17·사진)은 지난해 내내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대구고 진학을 앞두고 받은 오른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때문이다. 한창 경기 경험을 쌓고 기량을 늘려야 하는 시간을 재활로 보내는 서동민의 가슴은 답답했다. 더구나 서동민은 경북중 3학년 시절인 2010년 전국소년체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중학 최고 투수였다.

 서동민이 다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서동민은 9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제4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원주고와의 경기에서 9이닝 5피안타·무실점 완봉승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 구속은 132㎞에 그쳤으나 예리하게 홈플레이트를 파고드는 슬라이더로 탈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안정된 제구력에 투구 수도 118개로 적었다.

9일 열린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원주고 유격수 이재영(위)이 7회 초 무사 1, 2루에서 대구고 최형수의 내야 땅볼 때 2루수 민태식의 송구를 받아 2루를 밟은 뒤 1루로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안성식 기자]

 위기에도 침착했다. 1-0이던 9회 말 1사 1루에서 양창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서동민은 다음 타자 정지상과 김정호를 각각 2루수 뜬공과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구고는 0-0이던 9회 초 1사 3루에서 권시훈이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때려내 결승점을 뽑았다. 서동민은 “재활이 길어지고, 수술한 팔을 의식하며 던지니 투구 밸런스가 잘 잡히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스피드를 더 올려 결정구를 직구로 던질 수 있을 때쯤이면 내 투구에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삼성의 배영수 투수를 닮고 싶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을 하는 것을 보고 반했다”고 했다.

 서동민은 키 1m86㎝, 몸무게 85㎏으로 탄탄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제구력이 좋아 탈삼진 능력과 완투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영진 대구고 감독은 “제구가 잘 되고 변화구가 좋은 게 동민이의 장점이다”고 칭찬했다.

 부산고는 세광고에 3-2로 이겼다. 부산고는 0-0이던 4회 초 1사 만루에서 김선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올린 뒤 김재홍의 몸에 맞는 공과 고성민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었다. 부산고 투수 이경재는 9이닝 2실점으로 완투승했다. 부천고는 5-5로 맞선 7회 초 1사 만루에서 최하늘의 행운의 번트 안타로 결승점을 뽑아 제물포고를 8-7로 꺾었다. 야탑고는 부경고를 4-1로 눌렀다.

수원=김주희 기자

◆대통령배 전적(9일)

부산고 3-2 세광고   대구고 1-0 원주고
부천고 8-7 제물포고  야탑고 4-1 부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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