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시즌 2 … 여자핸드볼 러시아 꺾고 4강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제 핸드볼은 끝났다’.

 2년 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에서 일본에 패했을 때 스포츠계가 받은 충격은 컸다. 당시 동메달을 땄지만 올림픽에서만 6개의 메달(금2·은3·동1)을 딴 한국 여자 핸드볼의 성적표치고는 초라했다. 유럽 선수들의 기술이 날로 발전하는 가운데 세대교체에 실패한 한국이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여자 핸드볼은 다시 일어섰다. 런던 올림픽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며 런던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만들어 가고 있다.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코퍼 박스에서 열린 8강전에선 세계랭킹 2위 러시아를 24-23으로 꺾었다. 한국은 랭킹 8위다.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김온아(24)를 중심으로 유은희(22)·이은비(22) 등 어린 선수들이 팀의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강재원 여자대표팀 감독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멤버 우선희(34)를 주장으로 임명해 베테랑의 경험을 팀에 덧입혔다. 신구 조화를 이룬 대표팀은 특유의 발 빠른 플레이로 유럽팀을 괴롭혔다.

 한국은 10일 오전 1시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와 만난다. 2011 세계선수권 우승국이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이다. 4년 전 베이징에서도 준결승에서 만났다. 28-28 동점에서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시도한 노르웨이의 슛이 골로 인정되면서 한국의 결승행은 좌절됐다.

 1일 노르웨이와의 조별리그에선 27-27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10일 리턴매치에선 4년 전의 아픔을 갚아야 한다. ‘우생순 시즌 2’까지 단 2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손애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