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0점대 방어율 이혜천 '달라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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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대기에서 최고의 좌완 투수로.

두산 왼손 투수 이혜천(22)이 꿈의 '0점대 방어율' 을 기록하며 발돋움하고 있다.

이혜천은 지난 25일 광주 해태전에서 6과3분의 2이닝 동안 무자책점의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되는 등 올해 일곱경기에 나와 28과3분의 2이닝 동안 자책점 3점만을 내주는 눈부신 호투로 방어율 0.94를 기록,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올 시즌 3승(1패)으로 테일러(현대) · 이승호(SK) · 에르난데스(SK) · 한용덕(한화) · 구자운(두산) 등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도 올라 있다.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1998년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그는 송진우-이상훈-구대성 등 최고 왼손 투수의 계보를 잇는 유망주로 분류됐다. 왼손 투수로는 드물게 시속 1백50㎞를 웃도는 광속구, 거칠 것 없이 대담한 투구 스타일 등이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제구력과 툭 하면 재발하는 왼손 인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프로 3년 동안 성적은 13승10패1세이브(방어율 4.72).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의 잇따른 부상으로 공백이 생기자 그의 보직이 중간 계투에서 선발로 바뀌면서 기회가 왔다. 안정적인 투구 일정은 이혜천 스스로 자신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대비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언제 등판할지 몰라 늘 불안했으나 올 시즌은 자신감있게 공을 뿌리고 있다" 고 말했다.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평정심을 찾은 것이 그의 제구력 향상을 돕고 있다. 그가 올 시즌 허용한 볼넷은 단 여섯개로 이닝당 0.21의 볼넷만을 내주고 있다. 지난해 이닝당 0.61의 볼넷 허용률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최일언 투수 코치는 "이혜천은 구질의 차이보다는 성숙함을 터득하면서 투구 패턴이 달라졌다. 올 시즌 15승을 기대하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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