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전환사채 상장 폐지

중앙일보

입력

국내 대표적 정크본드인 현대건설 전환사채(CB)가 26일 마지막 장내거래를 마쳤다. 현대건설이 자본 전액잠식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됨에 따라 현대건설 CB는 이날까지 정리매매된 뒤 27일 상장 폐지된다.

26일 현대건설 1백78회 무보증 CB 1만원짜리는 전날보다 3백원 오른 6천원, 1백87회차는 1백23원 오른 5천6백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종목들은 투신권의 출자전환 반대 움직임이 알려진 지난주 4천원대 후반까지 밀렸으나 상장 폐지일이 가까워질수록 사자주문이 늘며 가격이 올랐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뜻밖의 현상이 빚어진 것이다.

상장이 폐지되면 현대건설 CB 보유자들은 원매자나 적정가격을 찾는 데 불편을 겪게 된다. 또 경영이 악화돼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부도가 나면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CB가 막판에 반짝 오른 것은 '설마 법정관리까지 가겠느냐' 는 투기 수요가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양증권 김병철 채권팀장은 "만기에 1만1천5백5원~1만2천9백99원을 받을 수 있는 현대건설 CB가 5천6백원대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투자자들이 현대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동양증권은 27일부터 현대건설 CB 매매를 주선하는 장외 중개시장을 운영한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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