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 메카 발리우드…뭄바이 떠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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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00여 년간 명맥을 유지해온 인도 영화 산업의 메카 발리우드가 뭄바이를 떠날 위기에 처했다. 1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영화·TV 프로듀서연합은 극우파 애국주의자들로부터 끊임없이 공격받아 왔다며 마하라슈트라주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보다 안전한 곳을 찾아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메시 시피 연합회장은 최근 몇 주 동안 극우 힌두 정당 시브 세나의 분파인 지역 정당 마하라슈트라 나브니르만 세나(MNS)로부터 몇 차례나 위협을 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주에는 뭄바이 시내에서 촬영 중인 카메라팀을 공격하고 존 에이브레햄 등 유명 배우가 타고 있는 자동차 15대 등에 고의 충돌 사고를 일으키는 등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MNS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평소에도 발리우드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마하라슈트라주에 기반한 정당으로서 외부인이 뭄바이에 정착해 고소득을 올리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뭄바이의 개명 이전 이름인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발리우드는 25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31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연합 측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더 이상 뭄바이에서 영화 작업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3일 주 정부 당국자를 만나 담판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근 구자라트주는 “안전은 물론 뭄바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인프라를 약속하겠다”며 발 빠른 구애를 보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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