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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풍경] 삼청동 '다락정'

중앙일보

입력

개나리.진달래.벚꽃.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꽃 향기를 실은 봄바람에 아내와 아이들 성화가 대단하다.

집안에서 편안히 주말을 보내려는 가장들은 일단 '꿈' 을 접어야 한다. 꽃 나들이는 그만 두더라도 외식마저 없이 주말을 보낸다면 아내와 아이들 눈총 때문에 다음 한 주일을 온전하게 지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종로구 삼청동 '다락정' 은 서울 시내에서 가족들을 데리고 봄바람과 봄볕을 쐬면서 맛난 음식으로 봄맞이를 때우려는(?) 가장들에게 알맞은 음식점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와 배불리 점심식사를 마친 뒤 삼청공원이나 경복궁을 산책하는 것도 좋고, 북악산 스카이웨이를 한 바퀴 돌고 내려와 저녁상을 받아도 편안하다.

이 곳의 인기메뉴는 된장을 푼 국물에 끓여내는 토장만두전골(8천원) . 된장과 만두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미더덕.조개 등 각종 해물과 배추.호박.팽이버섯.표고버섯 등 야채와 어우러져 구수하고 시원하다.

만두 속은 김치.숙주나물.두부를 다져 만든 평양식으로 매콤하며 개운하다. 만두를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 보글보글 끓는 국물에 터지지 않아 먹기에 좋다.

맵고 칼칼한 국물 맛을 원하면 잘 익은 김장김치를 숭숭 썰어 넣은 김치만두전골이 있다. 값은 토장만두전골과 동일.

만두 전골만으로는 허전할 것 같으면 녹두 지짐 한 장(8천원) 을 곁들여 봄직하다. 노릇노릇 두툼하게 지져낸 녹두 지짐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돈다. 녹두 지짐은 이 집만의 독특한 먹는 법이 있다.

곰삭은 어리굴젓이 따라 나오는데 간장 양념장 대신 어리굴젓을 얹어 먹을 것을 종업원이 권한다. 지짐의 느끼함을 채 느끼기 전에 매콤하고 쌉쌀함이 먼저 찾아온다.

녹두 지짐에 들어있는 고사리.도라지.쪽파도 씹히는 맛이 넉넉하다.

주문을 받고 지지기 시작해 15분가량 지나야 식탁에 오르므로 녹두 지짐을 맛보려면 작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이 둘인 4인 가족이라면 녹두 지짐 한 장에 만두전골 3인분을 시키면 된다. 놋그릇에 담긴 조밥과 밑반찬인 무생채.동치미도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다.

평일 저녁시간은 다소 한가한 편이나 주중의 점심시간이나 주말엔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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