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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타이틀롤 이미연

중앙일보

입력

KBS 2TV가 5월 9일부터 방송하는 수목사극 〈명성황후〉가 `국민 뮤지컬'로 떠오른 〈명성황후〉에 이어 `국민 드라마'로 자리잡을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의 몫은 타이틀롤로 낙점된 이미연(30)이 상당부분 떠안을수밖에 없다. 이 점을 의식한 탓인지 15일 첫 연습을 끝내고 기자들과 만난 이미연은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차분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2년 전쯤 〈명성황후〉가 영화로 기획됐을 때 캐스팅을 제의받은 뒤 한동안 뮤지컬을 관람하고 관련자료도 수집하다보니 그분의 매력에 빠졌어요. 한창 재미를 느끼고 있는 스크린을 잠시 떠나 있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 명성황후를 만나지않으면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 덜컥 승낙했지요. 잘해낼 수 있을지는 걱정되지만 제가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명성황후는 카리스마가 강하면서도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작가나 연출자와 함께 국모(國母)로서의 명성황후 이미지를 만들어가당 지금까지도 깨닫지 못한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가 가장 최근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민 것은 2년 전 SBS 연작드라마 〈러브스토리〉에서였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TV영화'라는 형식을 빌려 야외촬영으로만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드라마 출연은 93년 SBS 〈세 남자 세 여자〉로 거슬러올라간다. 더구나 이미연은 사극에는 처음 출연하는 `완전초보' 연기자다.

"오늘 연습을 시작했는데 대사가 입에 익지 않아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께 죄송스럽더군요. 23일께 크랭크인에 들어가닻 저를 노려보는 3대의 스튜디오의 카메라도낯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더 연습하고 정신집중에 노력해야지요." 지난해말 동료배우이자 남편인 김승우와 갈라선 이후 더욱 인기가 치솟고 있는이미연은 현재 영화계에서 여배우 트로이카의 한 축으로 꼽힐 정도로 무르익은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물고기자리〉에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연기해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가 하면 올해 들어 〈인디언 썸머〉와 〈흑수선〉에 잇따라 캐스팅됐고 그가 선곡한 음반 〈연가〉는 `오빠부대의 신'인 god의 음반을 제치고 기록적인 판매고를올리기도 했다.

그가 남편을 죽인 사형수로 등장하는 〈인디언 썸머〉는 내달 5일 개봉하며 이정재와 호흡을 맞추는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은 현재 지리산과 거제도 일대에서한창 촬영중이다.

"〈흑수선〉에서는 제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다가 〈명성황후〉에서도 첫회에뉨 등장한 뒤 한동안 아역인 문근영이 끌고 나갈 예정이어서 겹치기 출연에 따르는 문제는 별로 없을 거예요. 〈명성황후〉가 `국민 드라마'로 뜨는 만큼 저도 `국민 배우'로 자리잡고 싶어요. 이 드라마가 끝난 뒤 저는 한층 좋은 배우가 돼 있을테니 영화계에서도 다시 반갑게 맞아주겠지요." 방송 시작 후 한달간 김승우의 출연작인 MBC 〈호텔리어〉와 시청률 대결을 벌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그 사람이나 나나 연기자일 뿐이며 이혼전에도 그것은 마찬가지였으므로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눈꼬리에 미세한 긴장감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안타까워보여 "나이보다 10여세 적은 역할부터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금세 표정이환해지며 "실제로 얼굴을 보니까 충분히 해내고도 남을 것 같지 않아요?"라고 반문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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