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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분수대

영원히 격리시키자 겉은 사람 속은 동물인 인면수심의 아동성폭행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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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학원 마치고 귀가하는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엄마에게 들켜’ ‘멀쩡한 회사원이 어린이 쫓아가 몹쓸 짓’ ‘통영 동네 아저씨 김점덕에게 성폭행 후 살해된 10살 된 여자아이’ ‘상의 벗겨진 채 살해된 올레길 40대 여성과 그녀의 절단된 손목 발견’ ‘성범죄 9범 삼촌 10대 조카 수년간 성폭행’.

 지난주 인터넷을 도배했던 성범죄 사건들이다. 계속되는 폭염 속에 다들 정신이 이상해진 것 아닌가. 더 기막힌 기사는 이거다.

 통영경찰서 유치장 보호실에서 김점덕은 면회 온 아내에게 ‘시간이 지나면 곧 조용해지니까 힘을 내라. 혼자서라도 살 수 있게 돈을 벌어라’고 당부했단다.

  그는 다 알고 있었다. 아니 모든 성범죄자들도 다 안다. 사건 당시에만 시끌시끌하다가 곧 잠잠해질 것이고, 적당히 감옥살이하다 집행유예로 풀려날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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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서는 아동이나 장애인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행범의 인권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형량도 무시무시하다.

 스위스 아동성폭행범은 무조건 종신형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제시카 런스퍼드 법’의 경우는 12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행범은 최소 25년의 형에다 출소 후에도 평생 전자발찌 신세다. 미국 캔자스 주의 ‘섹슈얼프레더터 법’은 재범 가능성이 없어질 때까지 형기 만료 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킬 수도 있다.

 통영사건 후 ‘성범죄자 알림e’사이트가 한때 마비됐었다. 그곳에 등록된 성범죄자는 2070여 명에 불과하다. 등록되지 않은 2만여 명의 성폭력 우범자들이 더 있다는데 무서운 건 그들 모두 재범의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거다.

 통영 김점덕의 말이 맞다. 지금은 시끄럽다. 신상공개 소급적용이니 긴급대처 방안이니 호들갑들이다.

 하지만 그의 예상대로 곧 조용해질 거다. 과거 사건들을 검색해 봐라. 그때도 똑같이 긴급대책 운운했었고 ‘이대로는 안 돼’ 펄펄 뛰고 흥분했지만 몇 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 없다.

 미국에 16년 동안 살면서 확실하게 배운 것 하나가 있다. 아동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저지른 죄의 대가는 엄청 크다는 것. 가자마자 멋모르고 장애인 주차장에 주차했다가 그 당시 한 달치 집세 값의 벌금을 내고 울면서 배운 거다.

 아동이나 장애인 대상 성폭행범. 그들의 인권은 따지지 말자. 인면수심, 겉만 사람이지 속은 동물이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키자.

 전생에 성폭행당해 죽은 귀신이 붙었는지 이럴 때마다 끓어오르는 흥분을 주체할 수 없다. 이번엔 훈훈하고 예쁜 글 준비했었는데. 안타깝다.

글=엄을순 객원칼럼니스트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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