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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1시간에 2m … 록의 천국, 교통 지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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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송지혜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제4회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하 지산록페)의 메인 이벤트였던 라디오헤드의 공연이 끝난 것은 27일 밤 11시 40분께였다. 행사가 열린 지산포레스트리조트(경기도 이천시)를 빠져 나오면서 최악의 교통대란을 경험했다. 리조트 입구에서부터, 차는 본드로 땅바닥에 붙여놓은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교통 통제요원들에 이유를 물었으나 “모르겠다”고 답할 뿐이었다. 1시간 동안 2m를 겨우 움직였다. 서울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 셔틀버스 이용객은 상황이 더 나빠 새벽 4시 이후 귀가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교통 체증과 주차대란은 그동안 반복된 지산록페의 고질적 문제다. 올해는 라디오헤드를 보기 위해 첫날 방문객이 몰리면서 상황이 더욱 안 좋았다. 진입로 인근 가정집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들어오고, 가벼운 교통사고까지 일어나 길을 가로 막으면서 행사장 일대 교통이 아예 마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성난 관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행사를 주최한 CJ E&M 측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CJ E&M 관계자는 “관객이 늘 것을 예상해 셔틀 버스를 증편하고, 최대한 셔틀버스를 이용해달라고 고지했으나 여러 이유가 겹치며 교통 마비가 왔다. 셔틀 버스 이용객에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산록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록페스티벌이다. 올해는 3일간 약 11만 명이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정상급 뮤지션을 유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현장을 찾은 팬들이 즐거운 감정을 가지고 돌아가는 일 또한 못지 않게 중요하다. 주최 측은 단순히 셔틀버스를 증대하는 게 해결책이 아니란 걸 이번에 경험했을 것이다. 자가용 이용자도 적정 지점에서 내려 행사장까지는 모두 셔틀 버스를 이용하게 하는 등의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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