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닷컴이 만났을때 '멋진 e-금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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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과 은행의 동거가 시작됐다.

은행이 단순히 수익을 바라고 닷컴에 투자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서로의 장점을 공유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새로운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닷컴은 은행으로부터 장비.망.고객 등 인프라와 두터운 공신력을 얻고, 은행은 닷컴으로부터 새로운 사업아이디어와 기술, 미래가치를 받는다. 현재(은행)와 미래(닷컴)가 결합한 셈이다.

최근 휴대용 현금지급기(ATM)로 신용카드.현금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뱅크25' 서비스를 시작한 보나텍(www.bonatech.net)과 조흥은행은 개발작업을 함께했다. 무선 개인휴대단말기(PDA)기술을 가진 보나텍이 먼저 조흥은행에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은행측이 검토해 파트너로 받아들인 것.

이후 보나텍은 초소형 무선 ATM단말기를, 조흥은행 전산실은 통합금융결제서비스를 각각 개발해 이 서비스를 완성했다.

보나텍 이명기 사장은 "조흥은행측이 개발기간 중 무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려줬고 우리 회사에 직접 투자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고 말했다.

인터넷 전자결제 회사인 ㈜씨포켓(www.cpocket.com)과 광주은행의 관계는 독특하다.

다른 동종 업체들과 달리 이 회사는 광주은행 안에다 결제시스템과 회원들의 계좌를 구축해놓고 있다. 직접 회사에서 운용하는 것보다 번거롭지만 ▶은행에 결제시스템이 있어 보안성이 뛰어나고 ▶ '은행공동망' 을 사용할 수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서비스가 가능하며 ▶사이버계좌를 통해 이뤄지는 회원의 입출금을 은행이 직접 관리해 훨씬 편리하다.

씨포켓 김광흠 사장은 "은행 계좌에 연동되는 방식으로 결제서비스를 시작한 뒤 회원들의 신뢰가 커져 이용 금액이 2~3배 정도 커졌다" 고 말했다.

광주은행 전자금융팀 고범주 과장은 "씨포켓과의 제휴는 고객과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올 하반기에 본격화될 전자화폐시장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기도 하다" 고 말했다.

씨포켓은 지난 2일 산업은행으로부터 15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반기로 벤처투자금융실장은 "사이버 은행계좌를 이용한 전자결제 서비스와 이동전화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결제내역 전송시스템이 매력적이었다" 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인터넷 쇼핑몰마다 따로 제공하는 마일리지를 교환하거나 환전해주는 마일리지 서비스에 최근 시작한 이-포인트맨닷컴(www.e-pointman.com)도 서울은행과 제휴했다.

서울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통해 마일리지를 관리해주는 방식을 통해 은행의 공신력을 앞세워 선발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무역정보통신(www.ktnet.co.kr)과 외환은행은 지난 2월 사이버무역에 필요한 국제간 전자결제사업에 함께 뛰어들었고, 증권 포털 팍스넷으로부터 분사한 핑거(www.finger.co.kr)는 제일은행과 손잡고 개인자산관리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yan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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