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한 해 6000만 개 화장품 생산 … 첨단 뷰티사업장 가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아모레퍼시픽의 경기도 오산 뷰티사업장은 22만4000㎡(6만7000평) 규모에서 첨단시설을 활용해 제품 기획·생산·배송을 한꺼번에 하는 복합단지다.

지난 5월 경기도 오산에 문을 연 아모레퍼시픽 ‘뷰티사업장’. 여기에는 첨단 시설이 집약돼 있다. 수요 예측에서부터 원료·제품 생산과 배송을 한곳에서 하는 복합단지로, 일주일에 120만 개, 한 해 6000만 개 화장품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은 이곳에 ‘풀 프루프 시스템(Fool Proof System)’을 도입했다. 정해진 공식에 따라 제품을 정밀하게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덕에 제조 공정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 작업해도 똑같은 제품이 나온다. 사람·기계가 저지르는 실수를 자동으로 감지하는 기능도 있다.

물류에도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11대가 설치된 자동 분류기 ‘스태커 크레인’(Stacker Crane)이 제품을 33개 기지 192개 노선으로 나눈다. 한 시간에 8000개 박스를 분류해 주문 받은 바로 다음 날 배송을 완료하는 계획을 가능하게 한다.

환경 보호에도 새로운 시스템을 쓴다. 뷰티사업장에 설치된 태양광 장치는 연간 20만㎾ 전기를 생산한다. 온실가스를 한 해에 90t 줄이는 효과가 있다. 빗물도 활용한다. 매년 1400t을 저장하고 정화하는 시설이 있어 물을 절약한다.

화장품 원료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뷰티사업장 내에 식물원을 열었다. 카모마일·로즈마리와 같은 허브부터 작약·황금·천궁과 같은 한약재에 이르기까지 200여 종을 직접 키워 화장품 원료로 쓴다. 이는 창업자 고(故) 서성환 회장이 40년 전 만들었던 ‘태평양 인삼 재배지’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 개성 태생의 서 회장은 직접 재배하는 인삼 성분을 연구해 1966년 ‘ABC인삼크림’을 출시했고, 한방 화장품 브랜드 개발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시도를 통해 2020년 매출 1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3조4000억원)을 비롯한 아시아와 미국·유럽 시장 매출을 포함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3조9000억원. 서경배 대표는 “2015년 글로벌 시장점유율 2.7%를 달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회사에 진입하고, 2020년 3.8%로 세계 7대로 도약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