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 청약 '봄의 열기'

중앙일보

입력

봄철 새 아파트 분양실적이 어느 때보다 좋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나오는 소형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사철마다 전세난이 되풀이해 서민들의 내집마련 욕구가 높아지고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아파트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이후 분양이 거의 되지 않던 용인 등 수도권에서 나온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려 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신공영이 지난 7일 접수마감한 용인시 기흥읍 신갈리 '한신이매진' 아파트 일반 분양분 2백59가구에 7백85명이 청약, 평균 3.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물론 1백%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한신 측이 그동안 경기가 안 좋아 1년 가까이 분양을 미룬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SK건설이 최근 마감한 일산 풍동 'SK 뷰' 아파트 5백39가구에는 1천6백여명이 신청,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2평형은 5대 1을 넘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으나 45평형은 3순위에서 겨우 마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과 저금리에 자극받은 수요자들이 중소형 평수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고 전했다.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서 홈타운아파트를 내놓은 현대건설은 9일 안양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신청을 받아보니 전체 분양대상 1천57가구에 3백6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24~33평형이 3백1가구나 팔려 작은 아파트에 대한 최근의 인기를 반영했다.

회사 관계자는 "청약예금 가입자가 적은 안양에서만 35%나 팔린 것을 보면 수도권 청약 때는 쉽게 마무리될 것" 이라며 "특히 중소형아파트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므로 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모을 것" 으로 내다봤다.

서울에서 분양되는 소형아파트는 대부분 청약접수 첫날 마감된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지난 3일 접수한 서울 상계.신정.봉천동 등 3곳의 도개공아파트는 모두 1순위에서 주인을 찾았다. 상계동의 경우 전용 15, 18평의 경우 3백77가구에 6백5명이 신청했으며 신정.봉천동도 1순위 경쟁률에서 2대 1을 넘었다.

9일 서울 1순위자를 대상으로 한 3차 동시분양 접수에서도 1천6백48가구에 1만7백12명이 신청, 평균 6.5대1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청담동 한신, 성수동 I파크, 성수동 롯데, 서초동 동원아파트의 경우 30평형대 이하의 중소형은 수십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보이면서 봄 시즌 청약열기를 이끌었다.

만성적인 전세파동은 임대아파트 분양도 촉진한다. 주택공사가 의정부 송산 임대아파트 19평형에 대해 2일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3백90가구에 4백54명이 신청했다. 우남종합건설이 경기도 화성에서 최근 내놓은 31평형 7백가구의 임대아파트도 모두 임자를 만났다.

황성근 기자 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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