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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 실적 늘어놓지 말라, 쓸데없는 기교 빼라, 진지하게 꿈을 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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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역량과 개성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자신이 대학이 찾는 인재상에 부합하다는 점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전형자료가 보여주지 못하는 요소들(관심사·열정·지원동기·가정환경·경험·활동 등)을 담아 평가자의 이해를 도와야 한다. 요소들은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김나영(성신여대 의류학과 1)양과 정회윤(동국대 수학교육과 1)군이 “학업과 진로에 대한 일관성을 갖고 구체적인 경험을 근거로 써야 한다”며 지난해 자신의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수험담을 들려준 뒤 포즈를 취했다. [김경록 기자]

“친구 수학공부 도우며 진로 찾았다” 정회윤씨

자기소개서 내용이 지원한 대학이 제시한 인재상과 연결되는지 검토한다. 자신의 장점·학습과정·활동 등이 모두 이 인재상에 부합돼야 한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지원 대학(전형)이 창의적 인재를 찾는 경우 학습방법이나 학업능력에 있어 평소 자신만의 문제 해결방법을 쓰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적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전정신이 초점이라면 어려운 문제나 교과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은 구체적 사례와 근거를 중심으로 써야 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의 교내·외 활동을 보완한 내용을 쓰되 당시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떤 어려움을 겪었으며, 무엇을 실천하고 경험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그 후 나는 어떻게 변화됐는지를 쓴다. 유 소장은 “그 활동과 경험은 모두 지원한 전공·진로와 반드시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성에 필요한 내용은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선별한다. 그 활동들을 수행하기 위해 고민하거나 실패했던 경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 등을 대학의 인재상에 맞춰 쓴다. 활동이나 수상 실적의 나열이 아닌 과정에서 배운 점 느낀 점을 중점적으로 쓴다.

자기소개서엔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필수다. 지원자가 자기주도적인 학업태도를 가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 소장은 “같은 신소재공학과라도 연구분야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A대학은 의료 관련 신소재를, B대학은 철강 관련 신소재를 연구할 수 있으니 지원한 학과의 연구분야와 진로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동국대 두드림 전형으로 입학한 정회윤(수학교육과 1)씨는 자기소개서를 전공과 진로를 발견하게 된 계기를 고교 동아리 활동에 대한 얘기로 풀어 보였다. 고교에서 수학 동아리를 손수 개설해 회장으로도 활동했다는 점을 들어 수학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어 친구들의 수학공부를 도와주면서 교육을 진로로 삼게 된 내용으로 수학교육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정군은 “상담소를 설치·운영해 수학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심어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패션만 생각했다” 김나영씨

좋은 자기소개서는 원칙을 갖추고 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좋은 자기소개서란 진실성·간결성·구체성·참신성·명료성·타당성·일관성·객관성을 갖춘 글”이라고 표현했다.

진실성은 내용을 극적으로 전개하고 싶어하는 수험생이 경계할 요소다. 담백하게 적는 것이 평가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지름길이다. 간결성은 명확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기교·수사·미사여구·접속사는 피해야 한다. 오 이사는 “구어체와 문어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일관성을 갖추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장은 단문으로 쓴다. 오해 소지를 줄이고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구체성은 평가자의 의구심을 해결하는 도구다. 오 이사는 “‘어떻게’는 있는데 ‘왜’가 없거나, ‘왜’는 있는데 ‘무엇이’가 생략된 글이 흔한 실수 유형”이라고 말했다. 명료성을 갖추려면 정확한 표현을 써야 한다. 글의 전·후 수식관계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타당성은 설득력을 뜻한다. ‘이 대학(학과)에 입학하고 싶습니다’가 타당성을 가지려면 그 이유가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일관성은 글 전체의 내용과 형식을 한 가족처럼 이어주는 실이다. 각 문항에 대한 답변이 모두 한가지 목표를 지향하는지가 점검 대상이다.

리더십 전형으로 진학한 김나영(성신여대 의류학과1)양은 성장과정·지원동기·학업진로계획·역경극복을 묻는 문항에 패션과 관련된 일화들을 썼다. 어릴 때 아토피를 앓아서 피부에 민감한 의류소재를 생각하게 됐다는 점,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공연의상을 손수 만들었던 경험, 공연 기획 때 의상 준비에서부터 프로그램 구상까지 친구들과 겪었던 경험, 패션잡지와 전시관을 찾아 다니며 견문을 넓힌 노력 등을 적었다.

김양은 “많은 내용을 쓰고 싶은 욕심을 자제하고 인재상에 맞춰 나의 강점을 부각시키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활동들을 통해 내가 어떻게 변화·발전했는지 어떻게 리더십을 경험·발휘했는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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