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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출연 안철수, 대선 출마 질문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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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3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3일 대선 출마와 관련, “양쪽(대선 출마와 불출마) 다 가능성을 열어 두고 국민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야에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서다. 그는 이어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냐”는 개그맨 김제동씨의 질문에 “결론을 내려야겠죠”라고 답했다. 대선 출마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날 방송에서 안 원장은 “새로운 일을 할 땐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성공 확률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결과는 하늘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면서다. 힐링(healing·치유)캠프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오늘(18일) 새벽 책을 탈고하고 지쳐서 저 역시 힐링이 필요했다. 그래야 (다음) 일을 할 게 아닌가. (힐링을 하고 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리’와 ‘새 출발’을 강조했다.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그가 ‘새 출발’을 언급한 것이다.

 안 원장은 방송에서 “교수로 재직한 기간보다 경영자와 포스코 이사회 이사장 등을 지낸 기간이 더 길다”고 강조하는 등 ‘경영능력’도 부각하려 했다. 안 원장은 개그맨 이경규씨가 자신에 대해 “‘우유부단하다, 간을 본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하자 “사업가는 우유부단해선 성공할 수 없다. 제 삶과는 거리가 있는 그런 표현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의 생각』 대담자인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원장은 (대선에) 나가서 상처받는 것,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제 교수는 “(안 원장은) 총알 몇 방 맞는다고 해도 이 길이 가야 할 길이라면 그런 것은 감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 원장은 “저에 대한 지지율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정치권에 전달하게 하는 창구 같은 것”이라며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의 생각은 뭔지, 제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 수준에 맞는 건지, 제가 능력과 자격이 있는지 (최종 결정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수냐, 진보냐’는 질문에 “굳이 말하자면 상식파”라고 답한 뒤 “(사회의 각종) 문제 해결은 쉽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어렵더라”고 했다.

 이날 안 원장은 이른바 ‘썰렁 개그’를 보여 주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을 것 같다”는 질문이 나오자 “학창 시절 성적표를 봤더니 ‘수’가 하나도 없었다. 하나가 끼어 있어 잘 봤더니 제 이름 안철수의 ‘수’였다”고 했다. “독서광이라 학교 도서관의 책을 다 읽었다고 들었다”는 얘기엔 “도서관이 작았다”고 받아넘겼다.

 안 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 군 복무 시절 보냈던 연애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양원보 기자, 노지원 인턴기자(고려대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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