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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무명 스타탄생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2001 아디다스컵대회에서는 이름도 없던 선수들이 속속 스타플레이어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로 2년차 박경규(대전), 박용호(안양)와 새내기 이석(전북) 등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만도 성공으로 받아들여질 형편이었지만 최근 열린 경기에서 영양가 만점의 골까지 터트려 관중들을 환호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무명선수의 활약은 자칫 외국인선수들만의 잔치가 될 프로축구 그라운드에 토종의 매운 맛을 보여주며 또 다른 볼거리가 되고 있다.

대전의 연습생 출신 박경규는 8일 전북전에서 연장 후반 11분 골든골을 터트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4일 부천전에 이은 2경기연속 골든골로 이태호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마산 창신고 시절 청소년대표를 지냈던 박경규는 연세대에서 발목을 다쳐 2000년 드래프트에서 아무 팀에도 지명받지 못했다.

당시 연세대감독이었던 김호곤 부산 아이콘스감독의 도움으로 연습생으로 입단, 연봉 960만원을 받고 선수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부모님조차 `운동을 그만 두라'고 했을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견뎌 낸 박경규의 시즌 초반 맹활약은 또 한 명의 스타탄생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부평고를 졸업한 수비수 박용호도 팀의 중앙수비수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아디다스컵대회에서는 비교적 신인급선수들을 기용, 경험을 쌓게 하려는 조광래감독의 의도에 맞춰 경기에 나서고 있는 박용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능력이 안정되고 있어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프리킥이나 코너킥 때는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데 8일 수원전에서는 안드레의 프리킥을 헤딩슛, 결승골을 뽑아내기까지 했다.

이밖에 이석은 올 시즌 드래프트 8순위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동계훈련을 거치면서 아마추어의 때를 씻어 냈다.

8일 대전전에서 동점골을 넣을 때 보여주었듯이 장신(192㎝)을 이용한 공중 볼다툼이 뛰어나 최만희감독은 새로운 득점방정식을 찾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있다.(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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