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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레이트] 각 팀 전력 분석 - 롯데 (下)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역시 자이언츠는 강한 투수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타력 때문에 상위권 진출이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적절치 못한 마해영의 방출성 트레이드로 그의 공백이 더 크게 보인다..

지난 ’97 시즌 개막 직전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희대의 코메디로 회자(膾炙)되고 있는 전준호와 아마 현대 소속인 문동환 간의 맞트레이드 이후 롯데 자이언츠는 해마다 똘똘한 톱타자 기근에 시달려 왔다. 김대익-김응국-박현승 등이 돌아가면서 맡아 왔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지난 겨울부터 김명성 감독은 ‘슈퍼 루키’ 신명철에게 크나 큰 기대를 걸었으나 시범 경기에 나타난 타격은 아직까지는 아니 올시다였다. 이러한 이유로 시즌 중반까지1번 타자는 김대익 혹은 박현승의 몫이 될 듯 하다.

그러나 김대익은 좌투수에게 매우 약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박현승은 지난 ’97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이래 기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데 김명성 감독은 고민이 있다.

믿었던 아지 칸세코가 시범 경기 때 기량 미달임이 판명이 나서 자이언츠는 그를 웨이버로 공시하고 그렇게도 갈망하던 펠릭스 호세를 드디어 영입하였다. 호세의 합류는 곧바로 팀 타력의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뿐이 아니라 흥행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호세는 지난 겨울에도 쉬지 않고 도메니칸 윈터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쳐 MVP 및 타격왕을 수상하여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3번 타자로 기용이 될 예정인데 이미 한국에서는 검증된 타자이기에 믿음을 가질 수 있으나 문제는 역시 36세 나이에 따르는 체력이다.

김명성 감독은 마해영을 대신할 4번 타자에 호세도 얀도 아닌 조경환을 기용할 것임을 공표했다. 3억 2천만원으로 계약하여 당시 자이언츠 사상 야수 최고액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한 몫에 받았던 조경환은 데뷔 해인 ’98년 이후 9개-19개-25개로 매년 늘어나는 홈런 수와 더불어 자이언츠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기 시작하더니 결국 팀의 간판타자로 부상했다.

지난 동계 훈련에서 많은 연습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된 바깥쪽과 변화구 공략에 자신감을 가져 시범 경기에서도 22타수 9안타 (타율 0.409) 1홈런 15타점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각 팀 투수들이 호세에게 많은 견제가 예상이 됨으로 조경환과 맞상대할 가능성이 많아 졌는데 어떻게 변모했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시범 경기 초반 칸세코와 함께 ‘속았다 시리즈’가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은 용병 훌리안 얀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녹녹치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소문과는 달리 슬러거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타자로 활약을 펼칠 듯 하다. 시범 경기 때 약점으로 지적된 변화구 공략에 어떻게 대비했는 지가 관건이다.

탱크 박정태는 올 시즌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로서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이야 선수협 문제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막판 체력저하로 기대 이하의 성적(타율 0.284 6홈런 54타점)을 남겼으나 올 시즌은 타율 3할은 기본이고 데뷔 초 처럼 중장거리포로 무장하려 한다. 그러나 항상 따라 다니는 잔부상이 복병이다. 부상으로 인해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호랑나비’ 김응국의 부상이 아쉽다. 시범 경기 때 활발한 타격을 보여줌으로 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 같았던 김응국의 결장은 그렇지 않아도 믿음이 가는 좌타자가 부족한 자이언츠로서는 뼈아프다. 적지 않은 나이기에 부상에서 회복이 되어도 제 기량을 펼칠 지가 미지수다.

자이언츠의 안방 마님 최기문은 올 시즌 완전한 스위치 타자로 변신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시도는 있었으나 그 때 마다 포기를 했던 그지만 올 해는 다르다. 시범 경기 때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다.

‘슈퍼 루키’ 신명철의 타력이 생각보다 약한 걸로 판명되었다. 그러나 시범 경기 성적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 고교 때부터 아마 시절 국가 대표를 한 번 도 빠지지 않을 만큼 워낙 기량이 출중한 선수라 경기 경험만 제대로 갖춘다면 성장 속도는 빠를 것이다.

적시타를 많이 때려주던 손인호가 상무에 입단한 것이 아쉽다. 김민재, 조성환, 김주찬, 임재철, 박종일, 이계성 등 백업 요원들은 장타력은 없지만 정확한 타격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수리드와 블로킹 등 포수수비에서는 수준급인 최기문이 버티고 있지만 백업에 박경진, 김진수, 정진석 등의 수비가 약한 것이 흠이다. SK 와이번스로 보낸 강성우의 공백이 아쉽기는 하다. 올 시즌은 최기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을 걸로 예상이 되는 바 코칭 스텝진에서 체력안배를 잘 해줄 필요가 있다.

내야진 구성의 당초 계획은 1루수 김응국 – 2루수 박정태 – 3루수 박현승 – 유격수 신명철이었으나 김응국의 부상에 따른 공백으로 얀과 박현승이 돌아가며 그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기론이 선발 등판하는 날 얀이 결장을 하게 되면 김민재와 신명철이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 맡게 되며 박정태는 지명타자로 나선다. 백업으로는 조성환, 이동욱, 김주찬, 조유신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8개팀 중 중간은 간다는 평가다.

외야는 전체적으로 불안하다. 좌익수 조경환 – 중견수 김대익 – 우익수 호세(얀) 라인은 그렇게 안정적이지 못하다. 박종일과 임재철, 이계성의 백업 수비는 나름데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자이언츠에서는 박현승이 23개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하였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치지 않아 과거의 ‘대도(大盜) 구단’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기록을 남겼으나 올 시즌은 신명철-김대익-박현승을 필두로 김응국, 얀,김민재, 김주찬, 박종일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칠 것임을 김명성감독을 밝혔다. 타 팀 보다 장타력이 부족한 자이언츠로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중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자이언츠는 호세가 지난 ’99년 만큼의 성적을 보여주고 신명철이 기대 만큼 맹활약을 펼친다면 상위권까지 바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재활 중인 문동환과 염종석이 가세는 물론이고 8개 구단 중 최하위로 인식되어 있는 프런트진의 분발이 필수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하겠다.

※ 신종학 - 프로야구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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