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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해설,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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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바보야, 그러면 안 되지.” “움직여, 움직여, 그렇지.” “매운 고추가 맵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실제로 나왔던 중계 해설 멘트다. 스포츠 중계에 이른바 막말, 저질 해설이 늘었다. 올림픽 때마다 방송사들이 스포츠 스타 출신 해설위원들을 영입하지만 감정을 앞세우거나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단어로 시청자들을 짜증 나게 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스포츠 미디어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시도된 스포츠 해설자 교육 프로그램이다.

 10주 동안 매주 토요일 8시간씩 진행된 프로그램은 스포츠 방송이론·미디어론을 비롯해 해설·현장실습도 진행했다. 특히 임오경(SBS 핸드볼), 홍정호(MBC 핸드볼), 박장순(SBS 레슬링), 김일환(KBS 사격), 이종현(SBS 사격) 등 런던 올림픽에서 마이크를 잡는 해설위원 5명도 수강했다. 유수호 전 KBS 아나운서,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 박세호 전 SBS 스포츠본부장 등 스포츠 중계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섰다.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 한국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 김학수 소장은 “말하는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감하고 이해하는 해설이 좋은 해설”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늘어난 막말 해설에 대해 ‘교육의 부재’를 지적했다. 김 소장은 “미국은 해설위원들을 위한 교육기관이 따로 있어 철저하게 지도한다. 표현, 전달 방법뿐 아니라 해설에 필요한 배경지식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없다”며 “올림픽마다 해설자가 바뀌는 땜질식 시스템이 문제다. 해설위원을 맡기면서 자질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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