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복병 SK 출사표

중앙일보

입력

동양카드 인수 뒤 엔크린·TTL·OK캐쉬백 묶어 복합카드로 승부
올해 신용카드업계의 가장 큰 변수는 SK그룹의 동향이다.

동양카드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대금은 2천억∼2천5백억원 선. SK측은 새로 인수할 동양카드를 주유카드(엔크린)·통신서비스카드(TTL) 사업 등과 묶어 복합카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SK측의 파괴력은 무엇보다 회원 수에 있다.

SK텔레콤 1천1백만 명, 신세기통신 3백만 명, SK㈜의 엔크린보너스 8백30만 명, OK캐쉬백 5백만 명이 회원 후보다. 이 가운데 허수나 중복분을 빼더라도 기존 신용카드사를 충분히 위협할 만한 수준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LG캐피탈의 회원 수가 1천2백만 명 선이다.

더군다나 SK텔레콤과 SK㈜는 이미 1천5백만 명의 고객들에게 회원정보공유 동의를 받았다. 두 회사는 1천5백만 명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SK도 SK㈜와 SK텔레콤의 방대한 DB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회원을 모으는 데 많은 비용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하는 셈”이라며 “결제기능까지 갖춘 통합카드가 나오면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카드사들은 당연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지갑에서 어떤 카드를 꺼내 쓰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도 “SK는 잠재 회원 수가 많은 만큼 자연스럽게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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