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이후 외국인 주식 누적순매수 33조3천억원

중앙일보

입력

지난 92년 외국인 증시투자개방 이후 외국인들의 누적순매수규모가 33조3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들은 대형 고가주를 중심으로 한 매매와 장기보유로 지난 2월말 현재시가총액의 30%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은 92년말 대비 20.4배, 투자자수는 7.6배가 증가했으며 증시 완전개방이후 총 422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들 외국인 투자자금 가운데 미국과 영국계 자금이 전체의 63.4%를 차지하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의 수에서는 말레이시아 국적 투자자(법인포함)가 당초 8명에서 60배인 478명까지 늘어나 적잖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라부안 등의 지역을 이용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외국인들은 지난 8년여간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연평균 3조원씩 순매수를 지속, 개방이후 순매수총액은 같은 기간 상장사 유상증자금액 75조원의 44%에 달했고 지난해 순매수규모는 총 유상증자규모의 2배에 달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고가 우량주에 편중된 매매를 보여 지난 95년 이후 순매수 상위 20종목의 비중이 전체 순매수의 86%를 차지했으며 평균매매단가 역시 지난 92년1만7천700원에서 꾸준히 상승, 지난 99년에는 2만6천400원, 지난해에는 2만7천100원에 달해 시장평균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외국인매수 상위 20종목의 평균수익률은 31.5%에 달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36.2%를 크게 상회했으며 특히 외국인 매수집중 종목중 하나였던 SK텔레콤은 이 기간주가가 3천441.7%나 급등했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지난 95년 이후 순매수규모는6조3570억원에 달했고 현대전자(3조7천70억원), 한전(2조1천910억원), 국민은행(1조6천200억원) 순이었다.

반면 외국인들은 한빛은행 3천600억원어치를 비롯, 삼성전자 우선주(2천690억원), 한국타이어(780억원) 등을 주로 매도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수확대로 외국인지분률 상위 20종목의 평균지분율은 52.7%로 절반을 넘어섰고 특히 한라공조의 지분율은 무려 85.9%나 증가했다.

증권거래소는 외국인 투자한도의 확대후 1개월간 주가는 평균 5%가 상승했으며 특히 지난 98년 이후에는 기관과 개인이 21조원어치를 순매도한 데 비해 19조원어치를 사들여 증시활성화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종목 보유비중확대로 외국인 지수영향력의 비대화, 매물화에 따른 시장의 잠재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점, 상장기업 5%이상 보유 대주주중 외국인이 11%나 돼 경영권 불안요소가 되고 있는 점 등을 부정적 요소로 꼽았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97년 외환위기시를 포함, 외국인들은 증시개방후 매년순매수를 기록해 한국시장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외국인들은 보통 주가저평가시 매수, 경기호전시 매도하는 행태를 보이는 만큼 증시여건 개선시 추가매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