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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위원장 선거 판세 분석

중앙일보

입력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집행위원이 차기 IOC위원장 예상후보중 맨 마지막으로 IOC위원장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국제스포츠계의 차기대권을 노리는 주자들의 선거전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 대권도전을 선언한 인사는 김 회장을 포함해 자크 로게(59.벨기에) 유럽지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연합회 회장, 리처드 딕 파운드(59) 세계반도핑기구(WADA)위원장, IOC최초의 흑인 및 여성 부위원장인 아니타 디프란츠(49), 헝가리 외교관 출신의 팔 슈미트(59)등 5명. 이 가운데 아시아(21표).아프리카(16표) 등 제3세계권을 포함해 전 지역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김운용 회장과 유럽세(57표)를 등에 업은 로게, 미주지역(24표)을 대표하는 파운드가 선두를 다투는 3파전의 양상을 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파리에서 김운용 회장과 극비회동, `사전밀약' 의혹을 불러일으킨 파운드는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스캔들의 IOC조사단장으로 사건전모를 파헤치고 올림픽중계권 협상도 깔끔히 처리, 관심을 끌었으나 스캔들 조사에 따른 반발로 인해 지지기반이 상당부분 무너졌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따라 IOC위원장 선거전은 로게 IOC의무분과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운용회장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는 국제스포츠 전문가들의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양자구도에서는 유럽 NOC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로게는 IOC위원장 투표권을 갖고있는 IOC 재적위원 123명의 46%에 해당하는 57표가 유럽에 분포돼 있어 외견상 우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IOC에서 활동한 경력이 짧은데다 200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정에서 이탈리아(라틴계)와 스위스(앵글로색슨계), 핀란드, 오스트리아간에 표출된 유럽국가들의 분열조짐이 있어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모두 91개 회원단체를 거느리고 있는 국제경기단체연맹(GAISF)의 수장인 김 회장도 친화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이미 탄탄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다.

비록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유치 스캔들의 와중에서 당시 딕 파운드IOC조사단장으로부터 일부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은 전력 때문에 `흠집'이 났지만 그간 올림픽 `막후 권력자'(Power Broker)로서의 중재능력과 사마란치 위원장 등의 `보이지 않는 지원'등을 바탕으로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 발행되는 IOC 내부 소식지 스포르트 인테른(Sport Intern)은 위원장 선거권을 가진 전체 IOC위원 123명 가운데 입후보자 소속국가 위원을 제외한 111명이 투표할 경우 김 회장은 40-42표를 얻어 맨 선두에 오르고, 이어 로게 37-38표, 아니타 디프란츠 9-12, 팔 슈미트 3-6표의 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남서부 유럽지역을 제외한 동유럽과 남미지역에서 선전하고 제3세계권의 `몰표'가 나올 경우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의 와중에서 꿋꿋하게 일어서 오히려 힘을 더 키운 김 회장이 IOC수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올림픽 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7월16일의 모스크바 IOC총회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1.2위가 다투는 2차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70세의 고령으로 과연 8년 임기의 과중한 IOC위원장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수 있을 지를 상대후보들이 물고늘어지지만 정작 본인은 "다른 후보보다 오히려 체력이 뛰어나다"고 맞서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김권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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