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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펀드 절세+수익성 ‘순풍’ 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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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선박펀드가 절세와 수익성을 갖춘 겸용상품이지만 돌발변수가 많고 정보에 접근하기 힘들어 주의
해야 한다. [중앙포토]

2004년 ‘동북아 1호’로 닻을 올린 선박펀드가 최근 인기를 회복하고 있다. 이는 컨테이너 화물의 운송수요와 공급이 반영된 용선지수인 HR (Howe Robinson) 지수가 바닥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 6월 2092.6포인트까지 치솟았던 HR지수가 올 6월 6일 약 16%수준인 509포인트를 기록하는 것만 봐도 ‘돈냄새’가 난다. 업계에선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부터 장기불황으로 인하여 적절한 투자 상품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HR지수가 저점을 통과하는 선박펀드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여기에 해운시장의 수요·공급의 주요한 기준지표인 발틱해운지수(BDI)는 11일 현재 1160으로 금융위기 직전 BDI가 1만2000을 넘나든 것에 비하면 저점 탈출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저가에 선박을 건조하고 향후 선가가 오르면 선박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하고 추가 자본 이득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전문가들도 선박값은 최저점을 찍었고 더 이상 떨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선박펀드 시장 흐름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고위험·고수익 실적형 펀드가 증가 추세에 있으며, 경기침체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의 선박투자도 회복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예전에는 기대수익률이 최소 10% 이상이 되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보였지만 이제는 연 수익률 7~8%대로 방망이를 짧게 잡는 사람들이 늘었다. 특히 불안한 증시영향으로 안정적인 배당과 투자실적에 따라 추가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분리과세 혜택까지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선박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은 뒤 선박을 건조해 용선사에 빌려 주고, 장기간 용선료를 받으면 이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는 상품이다. 또 일정기간이 지나 선박 가격이 상승하면 선박을 매각해서 잔여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또 선박펀드가 절세형 수익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박투자회사법에 따라 2013년 말까지 액면가액 1억원까지의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5%(주민세 포함시 5.5%) 분리과세되고, 1억원을 초과하는 보유주식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4%(주민세 포함시 15.4%) 분리과세되어 종합소득과제표준에서 제외되는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국토부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증대를 위해 내년 일몰이 예정된 현재의 저율과세혜택(1억 원 한도 분리 5%저율과세) 연장·확대도 협의 중이다. 이처럼 7%대의 수익률과 절세효과까지 있어 올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대량 환매가 진행되던 중에도 새로 선보인 선박펀드는 공모 금액을 웃도는 자금이 몰렸다. 선박펀드는 일종의 폐쇄형 펀드다. 공모기간에 청약해야 투자할 수 있다. 이후에는 추가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이들 펀드는 설정 후 주식시장에 상장된 다.

◆위험성 체크를=선박펀드는 실물펀드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만기가 길고 리스크 요인도 많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의 선박펀드 투자 실패에서 보듯 돌발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선박 임대료는 매월 선취로 해운사로부터 수취하기 때문에 대형 미수채권이 발생할 위험은 비교적 적지만 배를 빌려주는 과정에서 해운사가 부도가 나면 이를 재임대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또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실적형 선박펀드는 선박 가격 등 개인투자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상품이다. 선박 가격의 경우 발틱해운지수(BDI)나 해운업황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선박 같은 실물자산은 시가 평가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박펀드 성공의 열쇠는 우량한 해운사를 가려내는 것이 핵심이다. 또 연 8% 수준의 배당금이 실제 지급된다 하더라도 펀드 수익률은 선박이 매각 되기 전에는 알기 어려워 주의가 요구된다.

◆선박펀드 상품=하이투자증권이 21일부터 27일까지 760억 원 규모의 공모형 선박펀드를 판매한다. 하이골드오션 시리즈인 하이골드오션8호 선박펀드는 4532TEU 포스트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박 1척을 건조하고 국내 최대 해운회사인 한진해운과 정기용선계약을 체결해 5년간 운항하는 구조다. 하이투자증권은 하이골드오션8호에 대해 연 7.5% 수준의 배당을 펀드설정 6개월 후부터 받을 수 있고 5년 만기시점까지(선박 중도매각 시 조기상환 가능) 월단위로 안정적으로 지급한다고 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7, 28일 연 7% 배당이 예상되는 선박 펀드를 판매했는데 총 841억 원의 자금이 몰려 단숨에 한도가 찼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중순까지 선박펀드 ‘바다로19호 선박투자회사’를 공모해 789억 원을 모집했다. 5만7000t급 선박 두 척을 건조해 현대상선에 넘겨 용선료를 받는 펀드로 연 수익률 7%를 목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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