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女축구선수, 독일 명문구단 탈락 진짜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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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자 청소년 축구 대표팀. 자료사진=로이터/뉴시스]

독일의 명문 여자 축구구단이 북한 여자 선수 입단을 두 차례 추진하다 포기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독일의 최고 여자축구 명문구단 중 하나인 FFC 포츠담은 2008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을 이끈 전명화, 김은향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포츠담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번 우승한 강팀이다.

당시 포츠담 구단을 대신해 입단 협상을 했던 마커스 한씨는 "2008년 월드컵 이후 북한 정부의 대리인이 두 선수의 독일 이적을 먼저 요청했다"며 "포츠담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지만 어린 나이 때문에 입단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독일 프로축구협회는 16세 이하 외국 선수가 입단하려면 부모도 독일에 와서 함께 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특성상 부모가 함께 독일에 올 수 없었기 때문에 협상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포츠담이 월 2000유로(약 280만원)를 제시했었다"고 전했다.

포츠담은 두 선수가 만 18세가 된 지난해 다시 이적을 고려했지만, 때마침 북한 선수들의 약물 파동이 터지면서 독일행은 물 건너 갔다.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대회에서 북한 선수 5명이 세계축구연맹이 금지하는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후 포츠담은 북한선수 영입 계획을 완전히 포기했다. 한씨는 "분데스리가에 진출하는 사상 첫 북한 여자선수의 탄생할 기회가 무산됐다"며 아쉬워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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