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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안부 컴퓨터 바이러스 샘플 수집

중앙일보

입력

중국 정부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를 자국에 수출하는 외국기업들에 수출조건으로 바이러스 샘플 제공을 요구했으며주요 미국과 일본의 3개 기업이 이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30일보도했다.

중국의 이같은 요구는 다른 나라에서는 사례를 찾아 볼 수 없으며 국제무역 및국가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정보전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재료로 이 컴퓨터 바이러스들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미국의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와 시맨텍 및일본의 트렌드 마이크로는 자사가 백신 소프트웨어 수출승인을 받는 조건으로 지난99년과 지난해에 걸쳐 중국 공안부에 약 300개의 가장 보편적이면서 파괴력이 있는바이러스 샘플을 제공했다.

이들 회사의 간부들은 중국 공안부가 중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에 앞서 독립적으로 그 효능을 실험하기 위해 샘플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들 3개 회사 제품은 12억달러 규모의 세계 백신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바이러스 퇴치 도구 뿐만 아니라 도청 관련 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샘플을 필요로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들 3개 회사 외에도 핀란드의 F 시큐어는 중국 당국의 요구를 받고 샘플을 직접 건내주지는 않는 대신 지난해 여름 베이징(北京)에 있는 자사 연구실에 중국 바이러스 백신 연구자들이 찾아와 단기간에 걸쳐 연구를 하는 것을 허용했었다.

이 회사의 바이러스 연구가 미코 히포넨은 "중국 외에 바이러스 샘플 제공을 요구하는 나라는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중국 수출 길을 열기 위해 바이러스 샘플을 넘겨주는 것에 대해 비판적이다.

윌리엄 레인시 미 상무부 차관은 컴퓨터 바이러스를 제공하는 등 정보전을 촉진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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