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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즌 전망 (11) - 아메리칸리그 키 플레이어

중앙일보

입력

◇ 척 노블락

뉴욕 양키스가 좌익수로 이동시키며까지 노블락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그의 리드오프 능력 때문이다. 다소 중량감이 떨어지는 중심타선을 갖고 있는 양키스로서는 노블락과 데릭 지터가 나서는 1-2번 라인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만약 노블락이 좌익수 변신에 실패한다면, 양키스는 가장 구하기 어렵다는 1번타자를 얻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한다.

◇ 매니 라미레스

보스턴 레드삭스는 라미레스의 영입으로 타선의 다각화를 추구했지만,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뜻하지 않은 부상은 이를 수포로 돌아가게 했다. 결국 '노마의 타선'이 '매니의 타선'으로만 바뀐 셈.

라미레스 개인적으로도 모든 것이 악재다. 환상의 리드오프 라인은 이제 추억으로 사라졌으며, 11.2m의 그린몬스터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가장 무거운 짐은 그동안 가르시아파라가 이겨냈던 엄청난 부담감이다.

◇ 크리스 카펜터

마이크 시로카의 부상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에이스를 잃었다. 개막전의 선발은 에스테반 로에이자가 맡는다 해도 올시즌의 제 1선발은 역시 카펜터다.

25세의 카펜터는 세가지를 이겨내야 한다. 첫째는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이며, 둘째는 선발로테이션의 중심축이라는 부담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번째는 '신인투수의 실패'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임무다.

◇ 시드니 폰슨

마이크 무시나와의 결별은 어차피 각오했던 일이다. 그러나 무시나의 뒤를 이어야할 폰슨은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제 1선발은 팻 헨트겐이지만, 헨트겐에게 무시나의 역할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한 때 빅리그에서 높은 패스트볼을 가장 잘 이용했던 헨트겐은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진 지금에도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후계자 교육'의 마지막 해다. 다이어트부터 시작해야하는 스프링캠프가 또 다시 반복된다면, 볼티모어도 그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 에스테반 얀

그동안 탬파베이 데블레이스는 적어도 불펜만큼은 남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불펜은 그들의 최대약점이다. 붙박이 마무리였던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캔자즈시티 로열스), 든든한 셋업맨이었던 짐 메시어(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릭 화이트(뉴욕 메츠) 모두 탬파를 떠났다.

물론 마무리의 계보는 헤수스 콜롬이 이을 것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선발진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요한 올해, 뒷문 열쇠는 얀에게 맡겨졌다.

◇ 데이빗 웰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지구 2연패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그 근거로 선발진을 제시한다. 화이트삭스의 선발진은 지난해 모두 부상을 경험했다. 또한 그들의 대체전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신인선수들이다. 때문에 '건강하고 경험 많은' 웰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웰스가 한 시즌 내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면, 젊은 투수들에게 '반항'이 아닌 '피칭'을 가르칠 수 있다면, 화이트삭스의 선택은 대성공이 될 것이다.

◇ 후안 곤잘레스

올시즌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지난 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매니 라미레스의 자리를 후안 곤잘레스가 대신한다는 점이다. 결국 타선의 무게는 라미레스와 곤잘레스의 차이에서 갈릴 전망이다.

곤잘레스로서도 클리블랜드와의 1년 계약은 명예회복의 중요한 기회다. 만약 라미레스와 똑같은 조건을 가지고도 실패한다면, 그는 돈과 명예를 모두 잃을 수 있다.

◇ 토니 클락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곤잘레스를 잘못 건드렸다 큰 낭패를 본 것에는 클락의 책임이 크다. 그들은 클락의 극심한 초반 부진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던 것이다.

이제 곤잘레스는 떠났고, 클락은 다시 핵심타자가 됐다. 그가 예전의 악행을 반복할 경우 디트로이트는 또 다른 대안을 찾을 수 밖에 없으며, 팀재건은 다시 2-3년 뒤로 후퇴할 것이다.

◇ 카를로스 피블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를 얻긴 했지만, 자니 데이먼과의 이별은 너무도 아쉽다. 마크 퀸과 디 브라운이 버티고 있는 외야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1번타자의 공백이다.

두 명의 카를로스 중에서는 피블스가 더 어울린다. 피블스는 리드오프를 수행할 만한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선 부상의 그림자를 떨쳐내야 한다. 지난해 368타점을 합작한 클린업의 파괴력이 실전에 반영될 수 있는가의 여부는 피블스에게 달려 있다.

◇ 데이빗 오티즈

지난해 최소 팀홈런(116개)의 주인공, 미네소타 트윈스가 원하는 한가지는 타선의 파워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자유계약시장이나 트레이드시장을 넘볼 수 없는 형편이다. 심지어 마이너리그에까지 '될성부른 떡잎'은 없다.

결국 최후의 선택은 오티즈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오티즈는 30홈런급의 파워로 10홈런을 쳤다. 숨겨진 파워를 끌어낼 수만 있다면, 그는 불쌍한 미네소타 투수들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 마크 멀더

사실 팀 허드슨과 배리 지토보다도 먼저 각광을 받았던 쪽은 99년 트리플 A 월드시리즈 최종전에서 환상의 피칭을 선보였던 마크 멀더였다. 그러나 멀더는 소심함에 척추부상까지 겹쳐 졸지에 'X-파일'의 주인공이 됐다.

오클랜드의 젊은 마운드는 멀더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발한다. 특히 길 헤레디아 이후의 4-5선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 스즈키 이치로

최고의 3번타자 · 최고의 유격수.

시애틀 매리너스가 잃은 것들이다. 그리고 그 공백은 카를로스 기옌(수비)과 이치로(공격)이 나눠 맡는다. 일본에서 받았던 지난 7년간의 성적표를 보면, 더이상 그를 의심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축소지향의 야구에 익숙했던 그가 메이저리그의 '선이 굵은 야구'에 적응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 팀 크랩트리

크랩트리는 지난 3년간 13번의 세이브 기회 중 11번을 허공으로 날렸다.

존 웨틀랜드가 떠나고 제프 짐머맨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크랩트리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텍사스는 신나게 점수를 뽑고도 결국은 역전패를 당하는, 캔자스시티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공산이 크다.

◇ 라몬 오티즈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있었다면, 오티즈는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애너하임은 항상 부상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오티즈를 차세대 에이스로 보유하고 있다. 오티즈는 자신의 구위를 감당해내는 방법을 터득하느냐에 따라 '제2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될 수도, 또 하나의 실패작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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