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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김·정 ‘결선투표 도입’연합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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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주말을 맞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14일 전주시 팔복동 휴비스 전주공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음식을 담고 있다(왼쪽). 손학규 상임고문은 같은 날 목포시 동부시장을 방문해 좌판에서 민어를 들어보고 있다(왼쪽에서 둘째).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15일 서울 홍익대 앞 자전거 국토 종주단 환영행사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왼쪽에서 셋째). 정세균 상임고문은 14일 서울 강동구청에서 열린 ‘도시농부 한마당’ 행사에 참석했다. [안성식 기자], [연합뉴스], [뉴시스]

1970년 9월 신민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였다. 당시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김영삼·김대중·이철승 후보가 맞붙었다. 1차 투표에선 김영삼 후보가 1위(421표)로 2위인 김대중 후보(382표)를 앞섰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선 이철승 후보의 표를 흡수한 김대중 후보(458표)가 과반을 넘겨 김영삼 후보(410표)를 이기며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야당 사상 가장 극적인 결선투표 역전 사례로 꼽히는 장면이다.

 민주통합당이 대선 후보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문재인 대 비(非)문재인’의 구도로 갈리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선 문재인 상임고문이 당내 1등을 유지하고 있다. 그 뒤를 쫓는 손학규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세균 상임고문 진영이 15일 공동으로 결선투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결선투표제는 1등이 2등이나 3등에 뒤집히는 막판 역전극과 1등을 잡기 위한 후발 주자의 연대 가능성이 제도적으로 열리게 된다.

 이날 문병호(김측)·조정식(손측)·최재성(정측)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대선 후보가 대표성을 얻고 흥행을 제고하기 위해 결선투표제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결선투표제는 다음 달 25일 시작돼 9월 23일 끝나는 순회경선 결과 때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를 대상으로 ‘최종전’을 한 번 더 치르자는 요구다.

 김 후보 측 민병두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향후 맞대결까지 감안하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야권 전체를 대표할 만한 확실한 후보로 다시 한번 각인시켜야 한다”며 결선투표제 도입 논리를 펼쳤다.

 그러나 바로 이 논리 때문에 ‘무리’라는 반론도 나온다. 민주당 경선 1위와 안 원장과 단일화 경선을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선투표까지 또 하려다간 오히려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추미애 대선경선준비기획단장은 “한 달에 걸쳐 전국을 돌며 경선을 펼치는 과정에서 1, 2위가 부상하면 결선투표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게 돼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문 후보 진영은 공식 언급을 삼갔지만 “후발 주자들이 연대해 1등을 흔들려는 전략”이라는 의구심이 강하다. 그러나 결선투표제 관철을 위한 비문재인 진영의 연합 전선은 의외로 확고하다. 손 고문, 김 전 지사, 정 고문 등 3명은 16일 이해찬 대표가 초청한 대선 경선 주자 조찬에 공동 불참하기로 했다.

 ◆손학규, 문재인 직격=손학규 고문은 15일 전남대에서 열린 ‘저녁이 있는 삶-손학규의 민생경제론’ 북콘서트에서 “정권을 빼앗긴 책임이 있는 세력들이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도 하지 않았다. 반성과 성찰 없이 ‘돌아온 참여정부’로는 국민의 거덜 난 살림살이를 일으킬 수 없었다”며 문 고문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손 고문은 “민주진보진영이 이명박 정권에 민주화 이후 가장 큰 표차로 정권을 내준 건 민생 문제를 책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민생 실패에 대해 진심으로 성찰하고 아파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운영한 세력들은 무엇을 했나. 두 손을 놓고 있지 않았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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