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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황제', 경찰 찾아오면 100만원 돈 뭉치 건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진=JTBC 캡처]

'룸살롱 황제'로 불리는 이경백씨가 비밀 금고에 돈다발을 쌓아놓고 경찰관들이 올 때마다 꺼내 줬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돈을 건넨 곳도 주차장과 빵집에 지하철역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유흥업주 이경백씨가 운영했던 마사지 업소다. 이씨는 이곳에 경찰 상납금을 보관하는 비밀 금고를 설치했다. 금고를 관리한 사람은 직원 장모씨. 그의 법정 증언으로 비밀 금고의 실체가 드러났다.

검은 비닐 봉지나 쇼핑백 속에 100만원씩 묶은 돈 다발을 보관해 놓고, 사복 경찰관이 찾아오면 이씨가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다. 경찰관에 따라 적절한 갯수의 돈뭉치를 건넸고 정기 상납으론 2000만 원씩 준 적도 있다고 밝혔다.
고가의 양주를 덤으로 끼워주기도 했다.

가끔씩 정복을 입은 경찰관도 찾아왔는데, 경찰이 너무 자주 방문하면 '룸살롱 황제' 이 씨는 "(경찰관이) 또 왔네"라며 푸념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씨는 '자신이 챙겨줘서 경찰관들이 잘 살고 있다"며 "'경찰 인사에 힘을 쓴 적이 있다'는 말도 했다"고 장씨는 진술했다.

또다른 직원은 "이 씨의 지시로 업소에서 돈을 가지고 나가면 그 자리에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한 달에 10여 차례 주차장, 빵집, 커피숍, 지하철역 등 장소를 불문하고 돈 심부름을 했다"고도 말했다.

이 씨 관련 비리로 구속된 경찰관은 현재까지 18명. 하지만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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