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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2001시즌 전력분석(9)-한신 타이거스

중앙일보

입력

외형적으로만 놓고 봤을때 올시즌 한신의 전력은 오히려 작년보다 약화된듯 보인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신조가 메이저로 떠난데다 장거리포 다이호도 주니치로 이적, 가뜩이나 약했던 팀의 타력이 더욱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보강해도 시원치 않은 전력에 그나마 주축타자들이 빠져나간 한신이 (지난 3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올시즌도 꼴찌는 맡아놓은 것으로 간주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올해 한신의 전력을 조금만 더 깊숙히 들여다보면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록 한신이 노무라 감독이 취임한 후에도 거푸 2년 동안 최하위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노무라 체제에서의 한신은 과거의 모습과는 분명 달랐었다.

작년과 재작년 시즌초반 연승을 거듭하며 한때 리그 1위로 나서기도 하는 등 녹녹찮은 잠재력을 보여줬던 한신은 비록 시즌중반부터 타선이 침체되고 고비를 못넘기면서 곧 하위권으로 쳐지기는 했지만 대책없이 추락하던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가능성을 보였었다.

이렇게 한신이 그래도 '내용있는 꼴찌'가 될 수 있었던 데는 투수력이 뒷받침(작년 팀방어율 3.90)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올해도 한신은 비교적 안정적인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야부,호시노,가와지리,한셀 등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어느정도 믿을만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고, 여기에 불펜진은 노무라 감독 취임이후부터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작년시즌부터 마무리로 자리잡은 가사이를 중심으로 이토,도야마,후쿠하라 등으로 짜여진 불펜진은 노무라 감독이 한신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용병 카라일과 신인 후지타 다이요의 가세로 올시즌 한신 마운드의 투수기용 폭은 더욱 넓어질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과거 90년대 중반까지만도 대책없던 팀이었던 한신은 노무라 감독 취임이후 적어도 투수진에서는 어느정도 괘도에 진입, 올시즌 희망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한신 재건의 길이 결코 순탄하다고 보긴 어렵다. 바로 물방망이 타선때문이다.

작년 팀타율,팀안타,팀득점에서 모두 꼴찌를 차지한 한신 타선은 기록을 떠나서 워낙 타선 응집력과 작전 수행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무라 감독의 애를 태운다.

여기다 비록 타 팀의 4번보단 활약이 미미하긴 했지만 팀의 간판타자 노릇을 해주던 신조마저 전력에서 이탈, 적어도 외형적으론 타선의 중량감이 더욱 떨어진 상황이다. 신조의 공백은 실질적인 팀 전력의 측면보단 팀의 중심타자가 빠져나갔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한신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따라서 올시즌 한신에겐 신조의 역할을 대신해줄 타선의 확실한 정신적 리더가 절실하다. 이런 신조의 공백을 메꾸어줄 타자로는 시범경기에서 만만치않은 타격을 선보인 용병 페레스와 크루즈, 그리고 왕년의 4번타자 히로사와, 니폰햄에서 이적해온 니시우라 등이 주목받고 있다. 만약 이들이 기대대로 신조의 역할을 해준다면 부동의 톱타자 츠보이, 노장 와다 등과 한신 타선의 중추를 이룰 것이라 여겨진다.

이렇듯 올시즌 한신은 생각했던 것보다 전력이 형편없지는 않다. 오히려 90년대 후반들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믿을만한 타자가 거의 눈에 띄지않는데다 상하위타선 가릴것 없이 팀 타선의 중량감이 워낙 떨어지는 약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또한 사실이다. (올시즌 노무라 감독은 아카호시,후지모토,오키하라와 같은 신예들의 기동력을 중용하겠다고 말하곤 있지만 성과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올시즌 한신의 꼴찌탈출 여부는 타선 특히 용병타자들의 역할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용병타자들이 시범경기의 활약을 시즌까지 꾸준히 이어가 준다면 건실한 불펜진과 승부의 맥을 짚는 노무라 감독의 탁월한 감각을 감안할 때, 상위클래스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4년연속 꼴찌는 면할수 있을 거라 예상된다.

허약한 타선, 답답할 정도의 작전 수행능력 부족, 고비를 못넘기는 패배의식, 집중력,근성,자신감 결여로 인해 승부처에서 남발되는 어이없는 수비실책...

노무라 감독의 '한신 재건'은 과거의 이런 구태를 얼마나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하겠다. 그리고 갑자기 환골탈태하긴 힘들겠지만 올시즌은 한신에게 있어서 예전의 강호(强虎)의 모습을 되찾을수 있는 주춧돌이 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예상 라인업 ⊙

- 선발투수: 야부,호시노,가와지리,한셀,카라일 등
- 불펜투수: 가사이,이토,토야마,나카고미,후지타 등
- 포수: 야노
- 야수: 츠보이,와다,히로사와,니시우라,이마오카,페레스,크루즈,다나카,아카호시,오키하라,후지모토 등

- 장점: 노무라 감독,양적으로 풍부한 불펜진,오사카 팬들
- 단점: 타선 침체,수비 불안,리더 부재,근성 부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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