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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특구 지정돼 외국인 관광객 둘 중 한 명 송파 찾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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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남 서초 송파&’은 강남·서초·송파구의 구청장을 만나 2010년 취임 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있다. 마지막 순서는 박춘희(58) 송파구청장이다. 박 구청장은 요즘 잠실 일대가 지난 3월 강남권에서는 처음으로 관광특구로 지정돼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를 9일 오전 송파의 상징이자 잠실 관광특구의 핵심인 올림픽 공원에서 만났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박춘희(가운데) 송파구청장이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잠실 관광특구의 전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오전 11시 30분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무더운 날씨에도 올림픽 공원은 산책객들로 붐볐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아주머니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돗자리를 깔고 점심식사를 하는 가족들도 보였다. 박 구청장이 가족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편히 식사하고 계십니까? 불편한 건 없으시고요?” 그의 얼굴을 알아본 가족들은 “앞으로 더 살기 좋은 송파를 만들어 달라”며 웃었다. 박 구청장은 “올림픽 공원은 관광객은 물론 구민들에게 좋은 휴식처”라며 “송파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특구 선정 후의 변화를 비롯하여 송파의 지난 2년과 앞으로의 2년을 들었다.

 -서울시에서 5번째로 관광특구에 지정됐다.

 “이태원, 남대문, 동대문, 청계천에 이어 5번째다. 롯데월드에서 석촌호수, 방이맛골, 올림픽공원 등을 아우르는 2.3㎢ 지역이다. 관광특구는 관광여건을 집중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 곳을 법에 의해 지정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최근 1년 간 10만명 이상 방문하는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현재 송파에는 한 해 평균 2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오고간다. 대한민국을 찾는 1000만명의 관광객 중 4분의 1이 송파구를 찾는다는 의미다. 관광특구 지정으로 인한 지역경제 부양효과가 나타나고, 롯데월드 타워와 같은 인프라가 확충되면 가까운 시일 안에 4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송파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관광특구 지정으로 어떤 변화가 있나.

 “지역 내 옥외광고물·옥외영업 등 건축물 관련 각종 규제가 완화된다. 문화·체육·상가·숙박시설을 신축할 때는 반기당 150억원의 관광진흥개발 기금이 융자·지원된다. 올해는 19개 사업에 7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특구를 대표하는 공연 콘텐트를 개발하고 대표 브랜드와 대표 맛집을 선정해 관광특구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다. 볼거리·즐길거리를 확충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성백제문화제를 비롯해 예술제를 활성화하고, 예술가들로 붐비는 석촌호수를 만들 예정이다.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가 부양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관광산업 활성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2015년 롯데월드 타워가 완공되면 연간 7조원의 경제유발효과가 예상된다. 송파구에서는 경제활성화의 열매들이 송파구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롯데월드 타워 건설과 관련해 관내 중소기업들이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준공 이후 발생하는 2만여 개의 일자리는 송파구민들이 일정부분 채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통난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 같다.

 “당연하다. 특히 롯데월드 타워 건립은 도시 한가운데, 그것도 아파트 촌 사이에 555m의 초고층 마천루가 들어서는 일이다. 지역주민들이 누릴 혜택과 함께 불편함도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송파구에서는 발생 가능한 민원의 소지를 미리 파악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교통난이 가장 큰 문제다. 롯데월드 타워가 준공되면 잠실사거리 일대에 하루 6만대 이상 교통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구에서는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 올림픽 대로 하부 미연결 구간 도로 개설을 포함해 총 6개의 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잠실 사거리 지하에는 버스환승센터와 공영버스주차장도 들어선다.”

-관광특구 선정 외에 취임 이후 성과가 있었던 사업은.

 “‘일자리 창출’이다. 취임 직후 일자리지원담당관을 부구청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10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였다. 2010년과 2011년 연속으로 목표치였던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초과 달성했다. 올해는 2만8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5월 말까지 87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가장 의미 있는 사업은 지난해 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의 예산을 전액 지원받아 개설한 ‘참살이 실습터’다. 바리스타·네일아트·플로리스트와 같이 취업·창업이 유망한 업종의 교육을 주민들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올해는 실습을 통해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는 창업체험센터도 문을 열었다. 청년들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고용노동부의 지역특화사업도 유치할 계획이다.”

-미래인재 발굴·육성, 출산장려 정책 등에도 주력한 걸로 아는데.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가 교육 아닌가. 교육사업은 모든 자치단체에서 핵심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송파구도 마찬가지다. 올해 1동 1도서관, 책 읽는 마을 사업, 학습능력키움센터 개관, 친환경무상급식 등에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42% 증액된 액수다.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출산장려와 관련해선 상반기에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를 착공했다. 서민들의 과도한 출산비용 부담은 낮추고, 지역 산모들에게 출산 전후 건강지원 서비스를 받게 하기 위한 것이다.”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에 대해 자세히 알려 달라.

 “여성의 생애주기를 보면 정신적·육체적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때가 임신과 출산 직후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때가 여성 평생의 건강을 좌우하는 분수령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산모들이 있다. 구립 산모건강증진센터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가족들의 도움이 여의치 않은 산모들을 위한 공간이다. 장지동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 내년 9월 완공 예정이다. 27실 규모의 산후조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단순한 산후조리기능을 넘어 산모의 산전·후 건강관리는 물론, 육아 관리법 교육과 임신·출산·육아 전반에 대한 교육, 행복한 가정을 위한 남편의 역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령화도 심각하다. 이에 대한 대책도 있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복지 수요는 점점 늘고 있다. 현재 송파구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5만이 넘고, 퇴직을 앞둔 사람도 10만명 가까이 된다. 전체 23%에 해당하는 숫자다. 하지만 이를 수용할 공간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노인복지와 관련해 추진 중인 사업이 시니어복합문화센터 건립이다. 기존 여성문화회관 건물을 리모델링 할 예정이다. 노인들의 평생학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니어 클럽, 데이케어센터, 건강증진센터, 피트니스 클럽, 카페와 같은 문화공간을 갖춘 복합문화 공간으로 꾸며진다.”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에게 수식어를 붙인다면 ‘소통하는 구청장’이 가장 적당한 표현일 것이다. 소통하지 않으면 70만 구민들의 생각을 구정에 담을 수 없다. 취임 직후부터 ‘소통’을 강조한 이유다. 구청에서 주관하는 행사에서도 필요 없는 격식을 줄였다. 주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직원들과의 거리도 좁히려고 노력했다. 1000명이 넘는 직원들과 모두 한 번씩 점심식사를 했다. 자연스런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니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나온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하나인 트위터를 이용한 반상회, 구민들과 함께하는 주제별 간부회의, SNS연계 민원처리 등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더 많은 구민들이 구정에 참여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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