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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北 군인, 김정은 '염소작전' 실패하자 돌변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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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북한 군인과 염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영양 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구제하겠다며 염소 기르기 운동을 실시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소를 기를 땅도 부족하고, 사료도 없기 때문이다.

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해 2월부터 군대에서 염소와 토끼 기르기 운동을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후계자로 부상한 뒤 김정은이 가장 먼저 신경을 쓴 것은 군인들의 영양실조 문제였다. 그러나 군인들 사이에서는 "사료와 풀판이 없어 부대 대부분 가축 농사가 망했다"는 자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함경북도 국경 지방 군인들과 연락하고 있는 한 대북 인권단체 관계자는 "짐승에 먹일 게 없어 군인들이 토끼나 염소, 개를 기를 수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정은의 지시 후 각 부대들은 중대마다 가축 부업조를 조직하고, 염소와 토끼 종자를 얻어오겠다는 군인들에겐 휴가도 허락했다.

이 관계자는 "중대마다 100마리 염소 기르기 운동이 벌어졌다"며 "처음엔 막사를 짓는다고 떠들썩했지만, 정작 풀이 없어 염소들이 영양 실조에 걸렸다"고 전했다.

함경남도 정평군에 주둔한 108훈련소 통신대대의 경우, 염소 막사가 있는 주변 산은 전부 벌거벗은 데다 개인 토지에 둘러싸여 염소를 방목할 땅이 부족하다. 군인들이 인근 개인 토지 옥수수 밭에 염소를 풀어놓는 바람에 주민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군관들이 토끼를 툭하면 '사업용'이라고 잡아먹어 지금은 종자 수도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 군인들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강도로 돌변해 가축을 약탈하고 행인에게 덤벼드는 등 군 부대 주변에서 강도 행위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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