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부정선거 의혹 … 총장 당선자 소환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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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남대 총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부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8일 당선자인 박창수(59·의과대) 교수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지검 공안부(부장검사 송규종)는 이날 “총장 선거 때 부정이 있었다”는 대학 내부자의 진정을 바탕으로 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박 교수를 상대로 선거 과정에서 동료 교수들에게 식사나 향응을 제공하는 등 교육공무원법을 위반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교수를 비롯해 선거에 출마한 교수들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광주 북구 용봉동의 본교와 동구 학동 의과대, 여수캠퍼스 등에 있는 교수 연구실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또 관련 교수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함께 전남대 정보전산원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출마 교수들과 지지 교수들 사이에서 뒷거래 등 부정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5월 치러진 선거에서 총투표 수 1759표 중 463표를 얻어 이병택(공과대)·윤택림(의과대) 교수를 제치고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됐다. 전남대는 득표 1, 2순위인 박 교수와 이 교수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총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교과부는 통상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지만 검찰 수사 중인 점을 감안해 임명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현행 법은 선거 180일 전부터 금전, 물품, 향응 등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선거인을 특정 장소에 모이게 하거나 호별 방문도 할 수 없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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