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 인터넷' 사업 지멘스, 손 떼기로

중앙일보

입력

독일의 전기.전자제품 회사인 지멘스(http://www.siemens.ch)가 전기선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주고 받는 전력통신선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회사 대변인인 피터 고탈은 이날 "전력 통신선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해 일단 철수하기로 했으며, 사업재개 문제는 기술발전과 시장동향을 지켜본 뒤 다시 결정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력 통신선 사업은 가정과 사무실의 전력선을 통해 음성과 데이터를 고속으로 송.수신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광통신 케이블을 깔지 않고도 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해 최근 여러 나라가 경쟁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다.

AFP통신은 지멘스의 사업 철수에 대해 수익전망이 불투명한데다 국가별 표준 미확립, 전기제품 작동시 잡신호 발생 및 신호왜곡 등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이 분야가 기존의 기간통신망을 대체할 ''꿈의 통신'' 이라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스위스의 아스콤은 오는 22~29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정보통신기기 박람회인 세빗(CeBIT) 에서 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독일 최대의 전력회사인 RWE도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지멘스와 제휴한 독일의 EnBW도 이날 "지멘스의 철수와는 관계없이 아스콤과 함께 독일 남부에서 7천5백가구를 대상으로 소규모 시범서비스를 곧 실시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 벤처기업인 젤라인과 한국전력이 공동으로 1Mbps(전화 전송속도의 20배) 급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산업자원부는 올 하반기에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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