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1999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리던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빅리그의 강자대열에 합류했으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예전처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올 시즌의 중부지구는 화이트삭스와 클리블랜드의 양자구도가 펼처질 전망이다. 전력에서는 화이트삭스가 앞서고 있지만, 클리블랜드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겨울 화이트삭스는 '큰 무대'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했다. 포스트시즌급 제1선발인 데이빗 웰스를 구해왔으며, 젊은 투수진을 리드할 수 있는 베테랑 포수 샌디 알로마 주니어도 영입했다. 특히 알로마의 영입은 라이벌인 클리블랜드에서 빼왔다는 점에서 두 배의 효과를 얻었다. 또한 로이스 클레이튼으로 내야수비를 보강했으며, 안토니오 오수나로 불펜을 강화했다.
화이트삭스의 화두는 '투수진이 지난 해의 후유증을 이겨낼 수 있는가'이다. 빌 시머스(팔꿈치)
는 이미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제임스 볼드윈(어깨)
·칼 엘드레드(팔꿈치)
·밥 하우리(어깨)
·션 로우(어깨)
·짐 파케(어깨)
가 수술 또는 부상에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아킬레스 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어 있다. 킵 웰스를 위시하여 존 갈란드·로렌조 바셀로·매트 긴터 등의 젊은 어깨들이 버티고 있으며, 급할 경우 마이너리그의 존 로치까지 동원할 수 있다.
화이트삭스의 두번째 문제는 타선의 불균형에 있다. 외야에서 크리스 싱글턴이 빠지면서 이제 좌타석에 등장할 수 있는 타자는 레이 더럼과 호세 발렌틴 뿐이다. 심지어 3루 자리를 꿰어 찰 것으로 예상되는 조 크레디 조차 우타자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관심사는 '후안 곤잘레스+엘리스 벅스 > '매니 라미레스'의 공식이 성립할 수 있는가의 여부이다. 곤잘레스와 벅스는 최정상급의 생산성을 자랑하지만, 각각 등과 무릎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바톨로 콜른-척 핀리-데이브 버바의 뒤를 이을 4·5선발이 불투명하다. 찰스 내기와 자렛 라이트의 자신감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클리블랜드는 아직 덜 영근 대니 바예즈와 팀 드류를 올리는 악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막강타선은 여전하며, 3루수 트래비스 프라이먼의 건강상태만 좋다면 내야진은 또 한번 골드글러브를 휩쓸 준비가 되어 있다. 실제로 '스트리트 & 스미스'와 '리지베이스볼 2001'에서는 화이트삭스 대신 클리블랜드를 지구 1위로 지목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화이트삭스나 클리블랜드 못지 않은 강타선을 자랑하지만, 허약한 마운드가 문제다.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의 영입으로 불펜을 강화했지만, 그 정도의 투수진으로는 경쟁에 참가할 수 없다. 그 밖에 카를로스 피블스가 자니 데이먼을 대신할 수 있을지, 포수 마스크는 누가 쓸 건지가 캔자스시티의 올시즌을 규정할 요소들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휴스턴 애트스로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몇가지 문제점을 해결했지만, 이로 인해 다른 몇가지 문제들이 생겼다. 로저 시데뇨로 인해 코메리카 파크에서의 외야수비는 크게 향상됐다. 미치 멀루스키는 몇 안되는 포수 유망주다. 그러나 그들이 내준 브레드 아스머스는 클럽하우스의 리더였으며, 덕 브로카일 없는 불펜의 그림도 잘 그려지지 않는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해 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목표이지만, '후안 곤잘레스 파동'으로 인한 후유증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동안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브래드 래드키와의 재계약으로 래드키-에릭 밀튼-마크 레드먼의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또한 라트로이 호킨스도 마무리투수로의 전환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당 1개의 홈런을 쳐내지 못하는 빅리그 최악의 파워로는 앞의 팀들을 따라잡기란 불가능하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