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집들이 특수'… 집값 올 1.6%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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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부푼 도시’. 세종시 첫마을의 한 공인중개업소 최모 사장은 우리나라의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1일 공식 출범한 세종시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지난 10년간 꽃망울로만 존재했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꽃을 활짝 피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실제 세종시 공식 출범을 계기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서울 등 외지인의 투자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 사장은 “경기 침체 탓에 기대만큼 투자가 활발한 편은 아니지만 아파트나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세종시(출범 이전 충남 연기군) 아파트 값은 올 들어 평균 1.6%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값이 평균 0.5%, 서울 아파트 값이 평균 1.4% 내린 것과는 정반대다. 지난해 말 입주한 첫마을 1단계 아파트와 지난달 29일 입주를 시작한 2단계 아파트에는 분양가에 주택형별로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세종시 첫마을의 세종명가공인 김연경 사장은 “대전·청주 등 인근 지역과 서울 등지에서도 집을 보러 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활기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11일 청약 접수를 한 오피스텔은 최고 3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중흥건설이 3월 분양한 세종시 중흥 S-클래스 센텀파크 1차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평균 13대 1, 최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분양한 단지 내 상가 108개 점포에는 325억원에 이르는 뭉칫돈이 유입됐다.

 원룸 등의 임대료도 치솟고 있다. 세종시 일대 원룸은 임대료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정도 올랐다. 세종시 주변 지역도 기대감에 들떠 있다. 세종시에 일부 지역이 편입된 조치원읍 신흥대우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은 올해 초보다 3000만원 이상 뛰어 1억8000만원 정도에 매물이 나온다.

 대전·청주 등 인근 도시도 세종시 기대감에 아파트 값이 상승세다. 당분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세종시가 이끌 것 같다. 한밭대 도시공학과 임윤택 교수는 “세종시는 중·장기적으로 제2의 수도이자 대전과 충남북을 아우르는 거점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명가공인 김 사장은 “정부 기관의 입주가 본격화하는 연말께 아파트 값 등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불안한 만큼 시세차익보다는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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