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2 연평해전 10주기] 6용사 이름 붙인 유도탄 고속함 최전방 배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2 연평해전은 서해를 담당하는 해군 2함대의 해상기동 전술과 전력에도 큰 변화를 줬다. 우선 해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계 작전에 투입하는 함정을 교체하고 있다. 최전방에 투입하는 함정을 기존 140t급 참수리 고속정에서 스텔스 함정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첨단 유도탄 고속함(PKG·570t)으로 대체하는 중이다. 전사자들의 이름을 붙인 윤영하함 등은 이미 배치됐다.

 이 함정엔 사거리 150㎞에 이르는 함대함(하푼) 유도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먼 거리에서 침투하는 적함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각각 분당 80발, 300발을 쏠 수 있는 76㎜와 40㎜ 함포도 장착했다. 게다가 스크루 추진 방식이 아니라 함정 밑바닥에서 물을 흡입해 분사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워터제트 함정이어서 기동력(최대 속도 74㎞)이 한층 강화됐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도 작전이 가능하고, 음향 어뢰의 공격에서 자유롭다.

 기존 고속정의 화력도 대폭 강화했다. 40㎜·20㎜ 함포 외에 최대 사거리 6㎞인 대공 미사일 미스트랄을 장착, 유사시 함대함 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배의 심장부인 함교(조타실)를 방탄 소재로 처리했다.

 해군은 서해상 고속정 전술도 바꿨다. 참수리 고속정의 편조를 2척에서 3척으로 확대한 것이다. 북한 경비정이 고속정 2척을 향해 동시에 다량의 포격을 가할 경우 근접 지원할 함정이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북한 경비정이 침범할 경우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밀어내기)→경고사격→조준격파사격’의 순으로 돼 있는 5단계 대응 단계를 대폭 축소해 ‘경고방송 및 시위기동→경고사격→조준격파사격’으로 바꿨다. 사격 타이밍을 앞당긴 셈이다. 해군 관계자는 “대응 단계를 줄임으로써 교전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어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풀지 못한 숙제도 남아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 앞바다를 경계하는 고속정이 정박할 곳이 없다는 게 여러 차례 지적됐는데도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바지선으로 만든 고속정 전진기지(222기지)는 30년째 그대로다. 해군 관계자는 “해상 작전의 거점을 제대로 된 군항이 아니라 바지선으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