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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외국인 매물에 후진 … 증권가 “그래도 괜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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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코스피를 받치던 한 축, 현대·기아차 주가가 요즘 심상치 않다. 외국인이 대거 팔자에 나서며 값을 끌어내렸다. 중국과 미국 경기 지표가 나빠지며 세계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런데도 국내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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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주가는 21일부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주가는 25만3000원에서 23만1000원으로 9% 가까이 내려앉았다. 28일 반등했지만 그 폭은 1.3%로 크지 않았다. 기아차도 비슷하다. 역시 21일부터 5거래일째 계속 값이 내렸다. 7만8800원 하던 주가가 7만3000원대가 됐다. 현대모비스도 26일부터 3일 연속 하락했다.

 주가가 내린 직접 원인은 외국인의 집중 매도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7일까지 최근 나흘간 현대차를 957억원 순매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6525억원) 다음으로 많이 팔았다. 외국인은 기아차도 406억원어치나 팔았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계속 매도하고 있고 기관도 비중을 줄이면서 주가가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우려는 자동차 업계의 호황이 꺾인 것 아니냐는 데 있다.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는 유럽을 제외하고, 세계 자동차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경기가 나빠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주식 가격이 약세다. 중국인의 열광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던 BMW 주가도 최근 주춤했다. 일본 도요타도 비슷하다. 주가가 올 들어 3월까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26일까지 18%가량 올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내수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56% 증가하는 등 내수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1분기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2385억 엔(약 3조5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섯 배나 늘었다. 하지만 4월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회복되긴 했지만 시장점유율 20%를 넘나들던 2007~2008년 수준으로 도약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현대·기아차도 이런 분위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 등에서는 6월 미국 자동차 판매가 올 1~4월까지의 평균치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최근 현대차 노조가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난항을 예고하는 분위기도 주가에 걱정을 더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우호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 중 현대차의 주가가 가장 늦게, 가장 덜 내렸다”며 “투자자들이 다른 차 업체에 비해 현대차가 갖고 있는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최근 되레 목표주가를 올리기도 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여전히 탄탄하고 중국·미국 등 시장에서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께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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