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패권 노리는 할리우드

중앙일보

입력

할리우드의 스타 감독인 로버트 저메키스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가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 USC(남가주대) 에 '로버트 저메키스 디지털 아트 센터'를 설립했다.

차세대 영화 제작자를 양성하고 디지털 영상물을 제작하기 위해 마련한 이 센터는 이 대학의 영화 ·텔레비전 학과에 설치됐으며, 스튜디오 ·편집실 ·컴퓨터 애니메이션 실험실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로버트 저메키스란 이름이 붙여진 것은 센터 설립이 그의 아이디어로 이뤄졌고 앞으로 운영을 주도할 인물이 그이기 때문.

그는 ‘포레스트 검프’에 이어 현재 ‘캐스트 어웨이’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스필버그와 루카스를 포함해 워너브라더스·20세기 폭스 ·유니버설과 소니 등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도 대거 지원에 나섰다.

저메키스 감독은 “디지털 필름은 카메라에 찍힌 것이 마지막 이미지란 사고를 완전히 뒤엎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루카스 감독은 “디지털 필름의 도래는 컬러에서 흑백으로 바뀐 영화사적 사건에 비견된다”고 말할 정도로 디지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디지털 필름이 영화계의 화두인 요즘 미국 언론들은 이 센터의 설립을 두고 할리우드가

드디어 디지털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이 센터에 세 감독 외에 할리우드의 주요 제작사들이 지원하고 나선 것은 변화에 둔감한 할리우드로서는 기대하기 힘든 일로 디지털에 대한 할리우드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할리우드는 지금까지 디지털 기술을 가장 먼저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디지털 필름의 선두주자는 ‘도그마 95’을 선언한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나 디지털 영화 ‘타임 코드’로 주목받은 영국 출신 마이크 피기스처럼 비치고 있는 게 현실.

‘저메키스 디지털 아트 센터’의 설립은 이에 대한 할리우드의 본격적인 대응이란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