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헷갈리는 경제 퀴즈

중앙일보

입력

<문제>

다음은 급변하는 지구촌 경제 속에서의 한국의 위치와 관련된 질문입니다. 맞으면 ○, 틀리면 ×로 답하시오.

①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영국보다 낮다.

②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의 발언권은 한국보다 강하다.

③향후 5년간 브라질에 유입될 해외 직접투자액은 우리나라와 비슷할 전망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조사)

④한국 경제가 태국보다는 더 투명하다. (미국계 유명 회계.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조사)

<정답 및 간략한 풀이>

(①:×)지난달 현재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6%로 최근 영국의 3.6%선보다 훨씬 높다. 영국은 실업수당 청구자를 기준으로 실업률을 산출하는데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인구 5천8백만명 중 1백4만1천7백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한 것으로 집계됐음. 우리나라는 대우차.동아건설.고려산업개발 등 대형 기업들의 잇따른 부도로 최근 실업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②:○)IMF는 지난달 8일 중국 경제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반영, 의결권을 2.22%에서 3.02%로 높인다고 발표했음. 이에 따라 중국의 의결권 순위는 11위에서 캐나다와 같은 8위로 상승했음. 한국의 의결권은 현재 0.78%로 28위임. 1백83개 IMF 회원국들은 출자금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갖고 목소리를 내고 있음. 참고로 미국의 의결권은 17.63%로 부동의 1위임.

(③:×)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연구소인 EIU가 최근 국가별 투자환경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조사한 결과 올해부터 2005년까지 5년간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연평균 85억달러로 브라질(1백88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천3백62억달러(세계 전체의 27%), 중국은 5백76억달러, 홍콩은 2백5억달러로 각각 조사됐음.

(④:×)PwC가 지난해 말 35개 주요국가의 기업인.은행가.증권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각국 경제의 불투명도를 조사,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터키에 이어 세계 5위, 태국은 10위였음. 한국은 특히 기업회계부문에서 가장 불투명한 나라로 지목됐다. 투명도 1위에는 싱가포르가 올랐다.

<출제자 의도 및 촌평>

국제경제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당연한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음. 너나 할 것 없이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음. 문제는 버거운 개혁작업에 스스로 함몰돼 남의 동향을 놓쳐버리고 자신의 좌표마저 잃어버리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

머리 속에 두자리 수로 각인돼 있을 법한 영국의 실업률이 어느새 우리보다 훨씬 낮은 상태라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음. IMF 출자금이 기존의 61억달러에서 83억달러로 늘어나더라도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중국의 의중도 읽어야 함. 해외직접투자 유치액은 어느 나라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인지 말해주는 매우 의미있는 지표임.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한국에 대한 투명성 평가가 이렇게 낮은지 다들 반성해 볼 대목임.

여기 출제된 문제는 비록 네개에 불과하나 유사한 사례들은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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