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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관심대열 완전히 탈락했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월 장을 달구던 연초장세는 물론, 횡보속하락장세를 보이던 지난달까지 장을 주도하던 증권주들이 힘없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5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증권주들만 150억원어치 가량 순매도함으로써이같은 약세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증권주들의 이같은 약세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 1,2월 증권주들을 지탱해주던외국인 매수세의 매도반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또 지난 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로 촉발된 세계적 유동성 장세의종료를 보여주는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증권주 약세를 촉발한 유동성장세 종료와 외국인 매도세 = 전통적으로 미국등 세계증시에서 금리인하시 1차적인 수혜주를 증권주로 꼽는 것은 하나의 불문율적인 관례다.

증권업종의 성격상 금리인하로 은행예금의 수익이 떨어질 경우 투자중심의 증권업종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대되는 기업리스크와 불확실성으로 뭉칫돈들이 은행으로만 몰렸으나 세계증시의 ‘금리인하테마’덕에 이들 자금이 증시로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증권주들은 기관과 외국인의 관심속에 큰 폭의 강세를시현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정작 국내 금리까지 인하가 단행되자 ‘발표된 재료’로 금리인하가 더 이상 재료로 작용하지 못하면서 2월들어 ‘유동성 장세’와 증권주에대한 기대감은 크게 떨어졌고 이에 따라 증권주들은 2월 중순부터 힘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 1월,2월 외국인들은 선발 대형 증권주를 중심으로 모두 3천억원에 가까운증권주 순매수를 기록했었다.

이를 뒤쫓기라도 하듯 국내 기관들도 소규모나마 증권주에 대한 순매수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가 이달들어 외국인과 기관 모두 순매도세로 전환됐으며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달 20일 이후 단 하루만 제외하고는 일관되게 증권주에 대한 매도공세를 지속해 증권주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잦아든 M&A추진설 = 연초부터 증권가에서는 D증권의 미국 메릴린치 피인수설,외국계 중소형 증권사의 국내 증권사 추가인수설, 프랑스계 투자은행의 국내 증권사실사설 등이 크게 퍼졌었다.

지난 1,2월 증권주들을 뜨게 만든 중요한 추동력중의 하나였던 증권사 M&A 역시최근들어 잦아들면서 증권주 약세의 원인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M&A건이 대부분 ‘상대방 의사떠보기’내지 의향교환 수준에 그치면서 유동성 장세의 종료까지 겹쳐 이들 재료가 모두 힘을 잃었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울한 증권업황도 한 원인 = 증시 자체 전망이 어려운 가운데 이들 시장에서수입을 얻는 증권사들의 전망도 우울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증권주의 약세반전에 큰원인이다.

특히 현재와 같이 매매중개 수수료수입이 영업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증권업계의 관행상, 매매거래규모 감소.증시위축은 더욱더 직접적으로 증권주들의발을 묶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올들어 거래소시장의 경우 지난 1월 유동성 장세속에서도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은 날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규모가 줄어있는 반면, 증권사들은 1년 새 10개 이상 늘어나 이같은 어려움을 더해 주고 있다.

또 올 하반기들어서나 경제와 증시의 회복전망이 보일 것이라는 점도 증권주의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최근들어 증권업계에서는 일부 선발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자산관리, M&A 등으로활로를 뚫으려는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으나 아직 이 부분의 실적이 증권주들을 상승세로 되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는데는 증시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향후 전망 = 증시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증시침체, 업황부진이 겹친 증권주들이 당분간 다시 주도주로 등장하기는 어렵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연내 어떤 형태로든 재부각될 인수합병과 저금리로 인한 증시로의 자금유입, 하반기 경기회복세가 겹치는 조건에서만 증권주들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전체 증시를 주도하는 삼성,대신,대우 등 우량 대형사들과그렇지 못하고 구조조정과 시장점유율 축소에 내맡겨질 종목들간에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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