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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z 산업경쟁력 살린다] B2B는 비용절감 '고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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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http://www.posco.co.kr)은 요즘 사내외 모든 거래를 웹기반으로 한다며 시스템 구축에 온 부서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를 해보고 거둔 효과에 놀라서다.

지난해 자재구매사이트인 'Steel-N.com' 을 개설한 이후 성적표를 보면 구매고객수는 1백34개에서 2백50개로 두배 가까이 늘었으나 그 비용은 오히려 38억원이나 줄었다. 무엇보다 중간상인들이 없어져 총 제품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중간유통마진이 개별 구매자와 회사에 돌아왔다. 올초 회사는 전면적으로 B2B를 할 경우 10~15%의 경영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늦어도 7월까지는 대외거래를 거의 인터넷으로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근 또다시 채권은행에 4억달러의 지급보증을 요청한 현대건설. 지난해 통합인사관리와 통합현장채용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는 재무관리와 회계관리.자산관리 등 사내 모든 기업자원관리(ERP)를 인터넷 기반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상반기부터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잇는 전철공사 현장에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IS)을 도입한다는 것.

현대측은 전사적 B2B를 회사 회생의 마지막 카드로 보고 있다. 이를 시행할 경우 공사의 간접비용이 최고 20%까지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e-비즈니스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올해 부쩍 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2백여개 중.대형업체가 B2B에 시동을 걸었고 올해는 그 숫자가 배를 넘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내실을 보면 아직 태동기다.

지난해 말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2000년 8월 말 현재 국내 20여개 업종에 구축된 전자시장(e-마켓플레이스)은 모두 1백70개. 그러나 이중 실적이 있었던 e-마켓은 전체의 14%에 불과한 24개. 그나마 이들 e-마켓의 거래실적이 적어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다. 아예 B2B사업이 표류하는 곳도 적지 않다.

국내석유업체 온라인시장은 1년이 넘도록 업체 공동의 e-마켓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업체간 서로 자사 석유공급망 확보에만 급급, 공동의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위한 e-비즈니스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현대.삼성 등 국내 4개 조선업계의 공동자재구입 등 비용절감을 위한 B2B 사업 역시 지난 1년간 표류하다 이달 초 핵심기반기술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키로 합의만 본 상태다. 이밖에 산자부가 추진하는 전자.섬유.화학업종 e-마켓 구축도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는 최근 앞으로 수년 내에 한국이 e-비즈니스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의 평균생산성이 최소 6% 이상 내려가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컨대 북미시장에서 미 업체에 비해 핫코일 가격이 평균 7% 낮은 포철의 경우 경쟁업체와 가격이 같아져 수출이 급감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은 최근 기업들이 B2B를 완전 도입할 경우 전자산업은 30~35%, 유통은 31~33%, 자동차는 28~31%, 생물은 15~20%, 조선과 중공업은 7~8%, 철강은 5~6%의 비용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 디지털경제실 김기홍 박사는 "아직도 많은 경영자들이 e-비즈니스 관련 비용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고 기업들의 세원 노출 등을 꺼린 폐쇄적 거래관행이 B2B 활성화에 가장 큰 문제" 라며 "올해가 이에 대한 인식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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