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햇 CEO도 'MS의 리눅스 타령에 지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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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MS가 리눅스를 비판했을 때, 리눅스 커뮤니티는 리눅스 사용자들을 앞세워 슬래시닷(Slashdot)같은 유명한 공개소스 포럼에서 리눅스를 옹호하곤 했다. 하지만 리눅스 벤더들은 이런 싸움에 초연했었다.

그러나 레드햇 CEO인 매튜 J. 출릭(Matthew J. Szulik)은 지금까지의 방관자적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MS의 잇따른 리눅스 비난을 반박하고 나섰다.

아마도 뭔가 출릭을 자극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최근 몇 주 동안 MS의 고위간부들이 차례로 리눅스 흠집내기를 시도했던 것이다.

MS 그룹 제품 매니저인 덕 밀러(Doug Miller)는 "무료 제품은 가치가 없다"고 말하면서 리눅스 흠집내기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1월 MS 투자상담 회의에서 MS CEO인 스티브 발머는 ''리눅스는 우리의 첫번째 적''이라고 선언했다.

발렌타인 데이에는 MS의 윈도우 책임자인 제임스 올친(James Allchin)이 "공개소스는 지적재산권 파괴자이며 혁신 방해자"라고 선언하는 아주 특별한 발렌타인 선물을 리눅스 진영에 보냈다.

또한 그는 초현실주의적 터치로 공개소스, 즉 리눅스는 반미적(反美的)이라고 주장했다.

열받은 레드햇 CEO 출릭

출릭의 분노에 찬 반응은 이러했다. 즉 "여기엔 두려움, 불확실성, 의구심 등이 팽배해있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MS의 논쟁을 세 가지 핵심적인 주장, 즉 ''리눅스는 미숙하다. 리눅스는 MS의 핵심 사업을 위협한다. 리눅스는 지적재산권을 파괴하고 혁신을 말살한다''는 주장으로 나누면서 반격을 시작했다.

우선 첫번째 주장에 관해서, 출릭은 간단히 시장 현황을 지적했다. 그는 IDC가 수행한 가장 최근의 서버 운영체제 연구를 보면, 현재 리눅스가 시장의 약 30%를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죽음의 징조''가 보이는 것은 리눅스 시스템이 아니라 미숙한 윈도우 제품들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리눅스가 MS의 핵심 사업을 위협한다는 주장에 관한한 출릭은 공감을 표시했다. 그것은 리눅스가 서버 운영체제 수준에서 하고 있는 일을 정확히 나타낸 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그는 공개소스 신봉자들의 과장된 표현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훨씬 더 위태로운 것은 공개소스 모델이 지배, 독점, 완전한 통제력, 소비자 선택의 제한 등 MS의 핵심 사업전략을 위협한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패권자들과 자유를 제한하는 사람들이 결국 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MS는 역사를 거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엉뚱한 비난

출릭은 또 공개소스가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올친의 주장을 ''엉뚱한 비난''이라고 반박했다. 그후 MS는 "올친이 반대하는 것은 오직 GNU GPL(General Public License)의 한 부분"이라고 말하면서, 올친의 표현을 수정했다.

그렇다고 해서 출릭에게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공개소스는 매일같이 GPL을 통해 그 저작권이 보호되는 소프트웨어로 엄청난 지적재산권을 만들고 있다. 공개소스의 경우, 사용자들은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공개소스를 소유, 개선, 공유한다."

사실 출릭의 입장에서 보면 "연방판사가 약탈적이고 반경쟁적이라고 판단한 그런 사업관행에 의해 수행된 세계적인 독점이야말로 혁신을 방해하는 것과 더 큰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출릭은 자신의 사업이 MS로부터 공격당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지만, 그것은 실패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그는 "리눅스와 공개소스가 그토록 많은 성장을 이룩해 그 대단한 MS조차도 겁에 질릴 정도로 컴퓨팅의 주류로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를 괴롭히는 것은 리눅스와 레드햇이 "그토록 기만적이고 근거없는 논쟁과 비난에 부딪혀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어떤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 알고 있다. 길게 보면 자유, 액세스권, 개인적인 권리들이 항상 승리한다"고 말했다.

우월한 기술은 말할 것도 없고 정의와 역사도 자신의 편이라는 열정과 믿음을 가지고 출릭은 MS의 도전에 위풍당당히 맞서고 있다.

윈도우와 리눅스의 논쟁과 관련해 어떤 말이 나오든 간에 그것이 서로 융합되지 않는 기술 관료들의 지루한 싸움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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