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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는 인터넷으로, 수업은 토론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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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똑같은 과목을 10명의 교수가 나눠서 가르칠 필요가 있나요. 강의는 인터넷으로 듣고, 수업시간은 토론과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뤄져야 효과가 큽니다.”

 KAIST 서남표(76·사진) 총장은 22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중앙일보 고문) 초청 강연에서 21세기 대학 교육이 이런 식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과학기술 연구 대학의 발전과 교육, 경제성장’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지금의 수업 방식은 비효율적이며, 교수들은 학생들이 창의적인 사고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수업 방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KAIST에서 48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게 한 뒤 수업시간에는 토론하도록 한 결과 이 수업이 다른 수업에 비해 가장 많이 기억에 남고, 도움이 됐다고 학생들이 평가했다”며 사례를 들었다. 또 “비행기 조종사들이 모의 훈련기(시뮬레이터)로 조종훈련을 하듯 수술교육 등 각종 실기 교육도 시뮬레이터로 배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관습에 얽매여 변화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서 총장은 “사회의 많은 문제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얽혀 있으나 대학 교수들은 이런 거대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거의 다뤄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서 잘나가는 기술 중 한국이 원천기술을 개발한 게 몇 개인지 자문해 봐야 한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재를 대학이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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