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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 "MMF에 한달이하 기관 돈 못 받겠다"

중앙일보

입력

투신사들이 머니마켓펀드(MMF)에 금융기관의 단기자금을 운용하길 거부하고 나섰다.

대부분의 투신사들은 지난 주초부터 MMF에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기관들의 1개월 이하 자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는 투신사들이 최근까지 장단기 여부를 떠나 자금유치 경쟁을 벌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투신사들의 단기자금 수신 거부는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투신사들은 MMF 투자자들에게 6% 가량의 수익률을 안겨주는 데 반해 하루짜리 콜 금리는 4.85~5.1%에 그쳐 투신사들은 단기 자금을 받을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 최근 급증한 MMF 자금이 일시에 환매될 경우 투신사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부도 위험에 몰릴 수 있다.

올들어 지난 23일까지 MMF에는 15조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되며 투신사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MMF의 비중은 지난해말 20%에서 28%로 커졌다.

일부 신설 투신사들은 MMF 비중이 전체 펀드의 70%를 웃돌 정도. 따라서 MMF에서 일시에 환매사태가 일어날 경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국고채 금리가 불안정한 때는 MMF 보유 채권이 평가손을 낼 수도 있기 때문에 투신사들은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은 MMF 금리를 잇따라 낮출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국투신운용과 대한투신운용이 지난 주 MMF 금리를 0.2~0.3%포인트 내렸다. 이 조치는 다른 투신사에도 확산될 조짐이다. MMF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데다 하루만 맡겨도 5~6%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이는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나 3년짜리 국고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한 상품이다.

MMF는 또 편입 채권의 평균 만기가 90일 이하로 짧고 2년 이하의 국공채 등에 50% 이상 투자하게 돼 있어 원리금을 상환받지 못할 가능성은 작으나 일시에 환매가 몰릴 경우 위험할 수 있다.

동원BNP투신운용 나인수 상무는 "MMF에 단기자금을 받으면 콜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역마진이 발생한다" 면서 "투신사의 위험관리 측면에서도 MMF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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