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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기업·외환은행 합병파트너로 부각'

중앙일보

입력

은행간 추가합병을 위한 탐색작업이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지분이 51%인 기업은행이 최근 실무작업반을 구성, 시중은행과 합병파트너가 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검토결과를 토대로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존립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 시중은행, 특히 `부실은행'의 합병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측은 그러나 이같은 내부검토사실을 부인했다.

강용 기업은행 이사는 기업은행의 진로 문제는 상시 검토해온 부분이지만 최근 시중은행과의 합병을 위해 실무작업반을 만들어 검토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외환위기 이후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부문에 특화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기업은행측의 부인에도 불구, 현재 시중은행의 합병작업이 하나-한미은행 협상결렬 이후 답보상태에 있는 만큼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은행들이 합병파트너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은행간 합병은 국민.주택은행이 합병추진위를 구성, 7월 출범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중이고 한빛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는 이달말까지 금융지주회사 CEO의 한빛은행장 겸임 여부를 결정한 뒤 빠르면 다음달 출범 계획이다.

현재 제주은행을 위탁경영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독자생존을 모색해온 조흥은행은 독자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중이고 서울은행은 6월말까지 매각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않을 경우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에 편입될 운명이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금명간 1-2개의 은행 추가합병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직접적인 합병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며 부인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이 수석의 발언 등으로 미뤄 최근 은행간 추가합병작업이 물밑에서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은행간 자율합병이 어려울 경우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은행들이 파트너로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사실상 대주주인 외환은행도 기업은행과 함께 향후 은행간합병구도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은행은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지분이 43.2%로 코메르츠방크 32.5%보다 많다.

금융계는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과 외환 그리고 하나, 한미은행의 합종연횡을 예상하고 있으며 독자지주회사를 추진하고 있는 신한과 조흥은행이 끼어들 가능성도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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