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 밀착형 산학협력 강점 … 취업률 2년 연속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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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대는 지난 1997년 시흥·안산 스마트 허브의 중심에 자리를 잡은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다. 불과 15년 만에 취업률과 산학협력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 기업과 연계, 제품개발과 수출계약 성사는 물론 2010~2011년에는 취업률 전국 1위(졸업생 1000~2000명 규모·취업률 75%)를 기록했다. 2010년 전임교원 1인당 연구비는 국내 대학 중 5위(1인당 1억7300만원)를 보이고 있다. 과테말라·브라질·파키스탄 등 세계 14개국에서 한국산업기술대를 성공적인 산학협력 모델로 벤치마킹 하겠다고 찾아올 정도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올해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산학협력과 교육, 연구와 문화가 합쳐진 캠퍼스 창학을 준비 중이다.

한국산업기술대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단기간에 산학협력 강소대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 유일의 산업단지 내 소재 대학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기업과 긴밀한 산학협력 관계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특색 없는 백화점식 종합대학을 지양하고 기업기반 교육과정과 ‘가족회사’, ‘현장실습 학점제’. ‘엔지니어링하우스’와 같은 기업 현장 밀착형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대학혁신과 경쟁력’이란 보고서에서 “졸업생의 실무적 경쟁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고 소수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로 경쟁력을 높인 성공 모델”로 한국산업기술대를 집중 조명 했다.

 이런 한국산업기술대가 올해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하면서 600억 원을 투자, 제 2 창학을 준비 중이다. 바로 QWL(Quality Of Working Life) 캠퍼스다. 한국산업기술대 정광진 홍보팀장은 “배우고 일하며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산학협력·교육·연구·문화가 합쳐진 새로운 개념의 캠퍼스”라고 밝혔다. “성공모델로 평가 받았던 한국산업기술대만의 산학협력 시스템을 발전시키면서, 산학융합으로까지 나아간다는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으로서의 발전전략”이라고 설명했다.

 QWL 캠퍼스는 정부가 전국 3개 국가산업단지에만 조성하는 산학융합지구 사업이다. 지난 해 4월 경기도·시흥시·시흥상공회의소 등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 한국산업기술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안산·시흥 스마트 허브를 정보기술기계산업 특화 혁신 클러스터로 성장시킨다는 종합발전전략을 수립했다. 한국산업기술대의 QWL 캠퍼스가 성장의 중심에서 산학협력을 이끈다는 그림이다.

 QWL 캠퍼스는 총면적 2만9000㎡ 규모로 2016년까지 정부출연금과 민간자본을 더해 총 6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산학융합캠퍼스 사업단장인 김응태 교수는 “이 사업으로 ▷QWL 캠퍼스 내 기업연구소 300개 설립 ▷연구개발 인력 3000명 유입 ▷10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이 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단지 내 기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총 6000억 원 이상의 매출신장과 3500여명 이상의 신규 고용창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7년 한국산업기술대는 개교 10주년을 맞아 ‘KPU Global Vision 2020’라는 한국산업기술대의 산학협력 노하우를 세계적인 성공모델로 이끌어내겠다는 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이 전략의 중심에 2016년까지 2조3940억 원을 들여 첨단 복합도시로 건설되는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내에 위치 할 제2 캠퍼스가 있다.

 이미 한국산업기술대의 산학협력 모델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주목 받고 있다. 알제리 정부와 손잡고 알제리 현지에 첨단기술아프리카센터(CATICT)를 개소했고, 온두라스는 국가 IT 발전 전략에 한국산업기술대가 만든 정보통신기술을 차용할 계획이다. 파라과이 고등직업훈련원의 교육·운영을 한국산업기술대가 맡아 파라과이 산업화 고급인력 양상 지원에도 나선다. 이 외에도 라오스·브라질·과테말라 등 세계 14개국의 개발도상국이 한국산업기술대의 산학협력 모델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

 한국산업기술대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시화MTV 제2 캠퍼스를 통해 세계적인 산학협력 성공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 팀장은 “제2 캠퍼스를 통해 구현할 ‘산학융합’은 단순한 기술교류를 넘어 차별화된 교육체계와 취업·상품화·생산기술개발·국제교류확산이 한 과정으로 통합되는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해 11월 안산시 시화반월공단의 3곳의 기업과 공동개발 해 6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까지 성사시켰던 차세대 LED 제품이 한 예다. 과거 대학이 기업의 의뢰를 받아 R&D 연구인력을 파견하고, 공동연구를 한 경험은 많았지만, 대학이 연구단계부터 수출계약까지 주도적으로 산학협력에 나섰던 이번 사례는 이례적이다.

 제2 캠퍼스는 경기도 서해안 개발의 중심 권역에 위치한 시화MTV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지역 내 중심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주변 여건을 고려해 건립계획이 수립됐다. 지역 내 기업과 산학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는 캠퍼스 기능에 역점을 뒀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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