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무정부’ 끝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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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의사당에서 전날 실시된 재총선 결과 제1당에 오른 신민당의 안도니스 사마라스 당수(왼쪽)와 제3당이 된 사회당의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가 만나고 있다. 연립정부 구성을 협의 중인 두 당은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테네 AP=연합뉴스]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우파 신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연립정부 구성이 임박했다. 신민당 고위 관계자는 제3당인 중도좌파 사회당이 연정에 참여하는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군소 민주좌파당도 신민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총리 취임이 유력시되는 신민당의 안도니스 사마라스 당수는 18일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으로부터 ‘3일 내 정부 구성권’을 받은 후 각 정당 당수들을 차례로 만나고 있다.

 지난 17일 치러진 총선에서 신민당은 129석, 사회당은 33석, 민주좌파당은 17석을 각각 차지했다. 세 정당이 연정에 합의할 경우 전체 300석 중 안정 과반인 179석을 확보하게 된다. 신민당과 사회당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긴축과 경제개혁을 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 민주좌파당은 긴축에는 반대하지만 사마라스가 이끄는 정부를 조건부로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민당과 사회당은 1974년 그리스 군부통치가 종식된 후 지금까지 번갈아 정권을 차지해 왔다. 두 정당은 2010년과 작년 두 차례에 걸쳐 2400억 유로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총선에서 71석으로 2위를 차지한 급진좌파연합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당수와 20석의 그리스독립당 대표들은 사마라스의 연정 구성 제안을 거부했다. 이들은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그리스에 지나친 긴축을 요구하고 있다며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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