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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품는 자동차 … 어떻게 바뀔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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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1 지난 4월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에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 시스템이 처음으로 장착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시동이 가능하고 에어컨과 히터를 켤 수도 있다. 또 차량을 도난당했을 때 자동으로 경찰에 신고돼 위치추적이 가능해진다.

#2 국토해양부는 올해 초 기존 도로교통 체계에 첨단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교통체계(ITS)’를 2020년 전국 도로의 3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체계가 확대되면 교통혼잡·사고·물류비용의 절감으로 연간 11조8000억원 이상을 아낄 수 있고, 차량정체 등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교통 부문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에 비해 12% 정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픽=김영희]<이미지크게보기>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초기의 자동차-IT 융합이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차량에서 DMB를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교통정보를 무선으로 주고받으며 자동으로 차량 주행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융합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가 외부와 소통하는 인포테인먼트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셈이다.

 상용화된 예로 도로에서 일정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을 들 수 있다. 예전에는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려놓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이 앞섰지만 요즘은 여기에 앞차와 간격까지 감지해서 차량의 속도를 자동으로 늦추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대세다. 그만큼 차량에 탑재되는 센서가 많아진 결과다.

 미국 포드는 차량 간 충돌사고 예방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이 시스템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와이파이 신호를 감지하면서 다른 차량의 이동 속도를 파악해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한다. 특히 교차로 혹은 대형 트럭 등에 가려져 운전자의 시야가 막힌 곳에서 이런 기능은 더욱 유용하다. 와이파이 기반의 라디오 시스템을 통해 위험 상황이 생길 경우 운전자에게 바로 경고음을 울려준다.

 또한 일렬로 차량이 달리다 맨 앞차가 급정거할 경우, 행렬 뒤쪽의 운전자 차량에서도 경고음이 울려 대형 추돌 사고를 방지한다. 이 기술은 모든 차량이 공통된 신호를 사용할 때 가능하며, 미국에서는 미 도로교통안전국 주관으로 포드를 포함한 7개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동으로 연구 중이다. 이른바 V2X 시스템이다. 차량 안과 밖의 다양한 센서를 통해 차량과 차량(Vehicle, V2V), 차량과 인프라(Infra, V2I)가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포드 자동차에 탑승한 학생들이 노트북PC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포드 차량에 탑재 된 기능으로, 아이폰과 같은 이동통신기기를 차안의 USB 포트에 연결하면 최대 5대의 디지털기기가 인터넷에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존으로 바뀐다. [사진 포드코리아]

 외부와 소통이 가능한 스마트카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독일 아우디의 경우 스마트엔진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실시간 교통정보와 지정학적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스로틀 밸브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기어변속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연료효율을 최대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한다. 일본 도요타는 ‘내비 AI-시프트’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차량정보에 기초해 커브에 맞는 변속기어로 최적화해 준다. 커브의 굽은 정도, 도로의 비탈 정도, 운전자가 밟고 있는 페달의 종류 같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김병우 울산대(전기전자정보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스마트카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연료소모를 줄이는 친환경적 특성이 가미되고 있다”며 “운전자의 건강상태까지 점검해 운전자가 최적의 상태에서 운전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탈리아 피아트와 소프트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협업해 운전자 성향을 분석하고 경제 운전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카의 궁극적인 모습은 무인자동차다. 무인자동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자동차 메이커가 아닌 미국의 검색업체 구글이다. 2010년 10월 처음 공개한 데 이어 미국 서부의 네바다주를 20만 마일(약 32만1800㎞)가량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매우 가파른 굴곡 길로 유명한 미국 샌프라시스코 롬바드 거리도 무사고로 내려왔다. 구글 무인자동차의 핵심은 지붕 위 레이더를 포함해 전체를 뒤덮은 센서다.

 이들 센서가 차량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터와 연결돼 차량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구글이 구축한 ‘구글맵’이 주변 환경 정보를 실시간 차량으로 전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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