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트레버 호프먼 '신천지를 향하여'

중앙일보

입력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바비 티그펜은 57세이브를 기록하며 한 시즌 최다 세이브라는 기록을 세웠다.

물론 아직까지 이 기록은 깨어지지 않고 있지만, 1993년과 1998년 랜디 마이어스와 트레버 호프먼이라는 두 선수가 53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티그펜의 기록이 언젠가는 깨어질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1998년 호프먼이 기록한 53세이브는 티그펜의 57세이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용면에서 보면 호프먼의 기록은 티그펜의 기록보다도 더 훌륭했다. 그는 단 한 번만 세이브 기회를 날려버렸고, 더군다나 1998시즌의 호프먼의 이 같은 활약은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무려 14년만에 무리없이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키는데 커다란 힘이 되었다.

이 해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호프먼은 애틀랜타의 톰 글래빈에 이어 아깝게 2위에 그쳤지만, 호프먼이 거둔 1위표는 오히려 글래빈을 앞섰다. 이런 뛰어난 성적을 올렸기에 호프먼은 스포팅 뉴스가 선정한 1998년 올해의 내셔널리그 소방수에도 오를 수가 있었다.

현재까지 27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호프먼은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인 리 스미스나 데니스 에커슬리와는 아직까지 비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연속적으로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호프먼은 이 기록면에서는 이 두 선수들보다 오히려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으며, 6년 연속 30세이브라는 기록에서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호프먼이 올시즌 기대할 수 있는 기록은 두 가지이다. 시즌이 끝나갈 무렵 29세이브를 기록하게 될 경우 호프먼은 3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쌓게 되는데 이는 역대 14번째가 되며, 30세이브를 올리게 되면 7년 연속 30세이브라는 대위업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7년 연속 30세이브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어느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기록이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인 트레버 호프먼은 아마도 올시즌이 끝날 때 쯤이면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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